한고은이 '빚투' 논란을 가정사 고백으로 정면돌파했다. 1995년 슈퍼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지 23년 만에 처음으로 꺼내놓는 이야기였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운명'에서 직접적이진 않지만, 불우했던 가정사를 암시했던바. 한고은은 예능에서 진짜 자신을 말하고 있었다.
배우 한고은의 부모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지난 6일 "1980년 6월 한고은의 부모가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담보 물건이 필요하다고 부탁했고 성실히 갚겠다는 말을 믿고 빌려줬다. 하지만 잠적했고 집은 송두리째 법원 경매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건물이 경매로 날아가고 가족들도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논란이 일자 한고은의 소속사는 사과와 함께 그간 털어놓지 못했던 가정사를 공식입장에 담아냈다. 한고은은 아버지와 결혼식, 어머니 장례식 두 차례 만남 외에 20여년 이상 연락조차 하지 않고 살아온 사이. 연락처를 알지 못해 친지들을 통해 알아낼 정도로 서먹한 부녀관계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미국 이민과 동시에 가정을 등한시한 아버지로 인해 가족이 흩어져 살았고 어린 나이부터 한고은은 가장 역할을 도맡았다. 학창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어떠한 지원을 받지 않고 살았고 오히려 생활비를 지원해주며 살았다는 입장이었다. 데뷔 이후에도 아버지의 채무 관련 문제들로 속앓이를 했던 한고은.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기에 결혼 전 가장 쉬운 일이 죽는 것이었다고 했다. '동상이몽2'에 출연, 한고은은 "사는 게 어려웠다. 하루하루 견뎠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에서 죽는 게 제일 무섭다. 지금 죽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남편 신영수를 만나고 그간 느끼지 못했던 안정감과 행복을 찾은 것이었다.
어린 시절 컵라면 하나로 버텼던 지난날을 회상하기도 했다. 한고은은 "컵라면만 보면 옛날 생각이 난다. 파란만장했던 시절에 정말 돈이 없어서 이것만 먹었다"고 고백했다. 이민 당시 생활고뿐 아니라 가족의 사랑조차 받지 못한 시간이었음을 털어놨다. 결혼 후 시어머니를 통해 결핍된 모정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한고은은 "친정에서 얻어보지 못한 사랑을 받아보는 것 같다. 돌아가신 엄마한테도 음식은 받아본 적이 없다. 너무 어릴 때부터 떨어져 살았고 어머니도 일하셨다. 그래서 시어머니가 반찬을 보내주시는 게 따스하고 좋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명절을 맞아 대가족이 모인 것에 명절증후군을 느끼기는커녕 어린아이처럼 신이 나서 시댁 식구들과 어울렸다. 그간 명절에 대가족이 만나는 것을 동경했던 것. "혼자 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분위기를) 동경했다. 명절은 평소보다 더 외로움을 느끼는 날이었다. 그간 갈 곳이 없었는데 이렇게 갈 곳이 있고 가족들과 부대끼고 있을 수 있는 게 너무 즐겁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던 한고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