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은 쉬운 길만 가지 않는다. 남들 다 탐내는 걸크러시 캐릭터도 자신의 주특기인 캔디 캐릭터도 마다했다. 영화 '도어락(이권 감독)'은 공효진에겐 쉽지 않은 택이었다. '도어락'은 열려있는 도어락,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 혼자 사는 경민(공효진)의 원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현실공포 스릴러 영화. 공효진은 극중 평범한 여성 경민을 연기했다. 경민은 은행에 계약직으로 일하며 정규직이 되기 위해 억지 웃음을 짓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퇴근한다. 그렇게 열심히 돈을 모아 마련한 오피스텔에서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극단적인 사건을 그리는 영화이지만, 경민 캐릭터는 흔하디 흔한 요즘의 젊은 여성이다. 경민 캐릭터가 평범할수록 '도어락'의 공포는 짙어진다. 평소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공효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어락'을 택했다. 스릴러 장르 영화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다소 수동적이지만 무척이나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안에서 공효진만의 스릴러와 대중이 원하는 스릴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노력했다.
-왜 어려운 영화만 고집했었나. "드라마를 하는 목적은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었다. 초등학생이 됐든 어른이 됐든 모든 연령층에게 드라마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조금 더 따뜻한 인물을 연기하려고 한 이유도 그것이다. 드라마에서 계속 하는 좋은 사람을 벗어던지고 싶은 해소의 방법으로 영화에서는 반대의 인물에게 끌렸다."
-가장 쉽지 않았던 작품은 무엇이었나. "나를 가장 괴롭힌 작품은 '미쓰 홍당무'였다. 촬영하며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집에 가면 긴장을 풀고 내려놔야 하는데 잠깐 쉬어도 그게 안 되던 기억이 난다. 캐릭터를 만들며 연기하는 것이 힘들었다."
-'블리' 수식어를 마동석에게 넘겨주겠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블리'라는) 말 꺼내기도 민망했다.(웃음) 귀여운 별명이라 좀 그랬다. 시간이 길어져도 계속 '공블리'라고 하니까 이젠 고마운 생각이 들더라. 많은 '블리'들이 왔다 갔는데, '마블리(마동석+러블리)' 정도가 길게 갖고 계신 것 같다. '마블리'는 인정하고 싶다. '블리'를 한 명에게 주자고 하면 '마블리'에게 주고 싶다. 하하하."
-홈쇼핑에 출연하는, 이색적인 영화 홍보에 나섰다. "처음엔 매니저와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갈까 생각했다.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일들이 많이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방송 출연을 위해) 매니저에게 다이어트 시작하라고도 했다. 매니저가 헤어스타일도 바꿨다. 그런데 소속사에서 극구 말리더라. 매니저에게 매력이 없다는 판단이었다.(웃음) 요즘 잘생긴 매니저, 귀여운 매니저, 일 잘하는 매니저 등 많더라. 결국 접었다. 이전에 영화 '미씽' 홍보를 위해 라이브 방송을 하다가 '지금 당장 돈도 입금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댓글이 달리는 걸 본 적 있다. 그 댓글을 보고 홈쇼핑에 나가볼까 생각했는데 성사가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홈쇼핑에 혼자라도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배우로서 홈쇼핑 쇼호스트들의 캐릭터가 정말 흥미로웠다. 내가 직접 쇼호스트로 가서 영화를 홍보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갔더니 정말 재밌더라. 호스트들의 멘트를 보고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쇼프로그램에서는 인사할 때만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홈쇼핑은 1시간 내내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