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출신 이석철이 담당 프로듀서의 폭행을 폭로한 이후 대중문화에 종사하는 청소년들의 보호에 대한 사회적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방배경찰서는 20일 오전 더이스트라이트의 이석철·승현 형제를 상습적으로 때린 문영일 음악프로듀서를 특수폭행 및 상습폭행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했다.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법인과 김창환 회장은 폭행 교사·방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아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됐고, 협박 등으로 고소당한 이정현 대표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석철이 지난 10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폭로한지 2개월 만이다. 그는 "2015년부터 연습실, 녹음실, 옥상 등지에서 야구방망이와 철제 봉걸레 자루 등으로 엎드려뻗쳐를 하고 상습적으로 맞았다"며 서울지방경찰청을 통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석철·승현 형제는 경찰 조사에 앞서 "꿈을 가지고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달려왔는데 많이 속상하고 힘들다. 협박과 폭행은 항상 너무 공포였다. '너희 때문에 잘못이다, 너희 때문에 해체를 한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속상해 하며 "우리 문제뿐 아니라 아동학대나 인권 유린 부분에서 다른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우리와 같은 2차 피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었고, 조사에사도 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사회적 관심을 유도했다.
정부는 이들의 이야기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연예계에 종사하는 청소년 폭행 피해 처벌에 대한 여론을 종합해 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해당 청원은 총 23만 명의 동의해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대한 개정을 촉구한 바 있다.
남요원 청와대 문화비서관은 "정부에 등록된 대중문화예술기획업체만 2577곳으로 지나치게 낮은 수익 배분, 투자비 등 부당한 금전 요구 등 다양한 불공정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9년 1월까지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을 위한 표준계약서를 새롭게 만들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개정안을 통해 '청소년 인격권 보장' 조항을 마련하고 기획사 등이 청소년에게 폭행, 강요, 협박 또는 모욕을 금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일각에서 '권고'에 그치는 현재 법안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는데, 남 비서관은 "소속사 대표나 임직원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나 폭력이 유죄로 확정된 경우 곧바로 등록취소가 가능하도록 하고, 일정기간 관련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을 것이다"고 강력한 제재를 더했다. 이어 "기획사 등의 폭력방지 등 소속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보호 의무를 환기하는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현재 기획사별로 신청하도록 돼 있는 심리 상담을 온라인을 통해 개인별로 신청하도록 개선해 보다 제약 없는 상담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요관계자들은 "내년부터 정부의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계약서를 다시 쓸 것이다. 내부에선 이미 10대 연습생들의 기본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를 마련해놓았다"면서 부적격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의 위법 및 부당 행위를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