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승현 형제를 둘러싼 폭행 논란에 양측 의견이 맞서고 있다. 소속사 미디어라인은 이석철 형제의 주장을 반박할 합리적 의심이 있다며 김창환의 결백을 주장했다. 형제 측은 "미디어라인은 피해자들에 대한 2차, 3차 가해를 중단하라"고 즉각 반박했다.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이은성과 정사강은 2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섬유센터빌딩 3층 이벤트홀에서 고소인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의 사실과 본질보다는 고소인들이 배포한 자료들로 인한 이슈에 경도돼 여론을 따라가는 편파 수사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개최 이유를 알렸다.
문영일피디는 2015년 3월경부터 최근까지 4년여에 걸쳐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수십 차례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야구방망이, 쇠마이크대, 철제 봉걸레자루 등으로 때려 상해를 입히 혐의(특수폭행 및 상습폭행)로 구속됐다.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 묵인함으로써 교사 내지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아, 김창환 회장과 법인은 기소의견으로 불구속 송치됐고 이정현 대표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사건과 관련, 이정현 대표는 "이 밴드를 만드는데 투자 비용이 25억원이다. 멤버들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 누가 폭행을 교사하고 방조하는가"라고 고소인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를 들었다. 형제의 부모가 김창환 회장과 기획사 직원들과 나눈 카톡 메시지와 문자, 전화 녹취록, 이승현이 회사 직원들과 면담한 카톡 메시지와 사진이 있었다. 자료에는 2017년 6월 13일 부모가 방송 펑크 등 문제를 일으킨 아들을 바로잡아달라고 당부하는 내용, 김창환 회장이 체벌을 인지한 뒤 문영일피디에게 재발 방지를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또 형제의 부모가 골프채로 때린 것으로 의심된다며 가정폭력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승현 형제 변호인은 "학교에서도 '체벌'이 없어진지 오래다. 명백한 폭행을 체벌이라고 말만 바꾼다고 해서 폭행 사실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2017년 6월 13일에 이승현은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감금 및 폭행을 당한 것이며, 방송 스케줄은 폭행을 당하고 상처가 나서 참석을 못한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아버지가 상경한 것은 이석철의 연락을 받고 간 것이 아니라 1주일 휴가를 내고 서울로 애들을 만나러 갔다가 이승현이 문영일 피디에게 폭행당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이라고 보도자료로 반박했다.
"아들을 바로잡아달라"고 당부하는 메시지에 대해선 " 6월 14일 문영일 피디는 이승현을 폭행한 것에 대해서 시인을 하며 처음 폭행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아버지는 그 말을 믿고 승현이가 잘못을 한 것이 있다면 우리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날 새벽 4시까지 아버지가 김창환 회장과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김창환 회장은 '이승현이 문영일 피디에게 폭행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은성의 머리가 터져 피가 나는 것을 목격했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형제 측은 김창환 회장 측이 제기한 가정폭력 문제에 대해선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아버지는 형제가 어릴 때부터 현재까지 단 한번도 때린 적이 없다. 이날도 집에서 이승현을 치료해주고, 다음날 아침에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를 해주었다. 아버지는 골프를 치지도 않고 대전 집이나 서울 애들 숙소에 골프채가 있지도 않다. 미디어라인의 이 부분 주장은 정당한 공격과 방어의 범위를 벗어난 허위사실 유포로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법적인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라인은 지난 10월 이석철이 폭로에 앞서 아버지와 함께 소속사 내부에 있던 전자 드럼을 옮기는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절도죄로 고소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석철이 멤버들을 만나 녹취하고 뒤에서 법적 대응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이석철 측은 "10월 19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본인 소유의 악기를 아침에 미리 가지고 나왔다. 미디어라인은 회사에서 악기를 사주지 않아서 이석철은 드럼, 퍼커션 등 수천 만원 어치의 악기를 자비로 장만하여 회사에 두고 있었다. 폭행 사실을 폭로한 이후에는 가지고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될까봐 미리 가지고 나온 것이다. 기자회견 영상에서 보는 대로 전자드럼만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라, 드럼, 퍼커션 등 본인 악기와 이승현의 앰프, 베이스기타 케이스 등 스타렉스 1차 분량이었다. 또 미디어라인에서 주장하는 전자드럼은 회사 돈으로 구입한 것은 맞지만, 김창환 회장이 이석철에게 준 것이다. 전자드럼은 다른 멤버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악기로 이석철 혼자서 사용한 것이고, 고장이 나도 이석철이 자비로 수리하면서 관리해온 것이다. 이석철은 전자드럼이 김창환 회장이 자기에게 준 것으로 생각하고, 본인 소유 악기를 가지고 나올 때 같이 가지고 나온 것인데 지금이라도 돌려달라면 바로 돌려주겠다"고 전했다.
다른 멤버들의 녹취에 대해선 "이승현이 퇴출된 후 이석철이 김준욱과 이우진을 만나 대화를 할 때 문영일 피디로부터 협박을 당하고 폭행을 당한 진술을 녹취하였다. 김창환 회장이 가족을 협박하고 또 문영일 피디의 폭행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고소를 하게 된 것"이라면서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증거자료가 있으면 검찰에 제출하면 될 것이다. 2차, 3차 가해를 중단하고 수사와 재판에 성실하게 임해 주시기를"이라고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미디어라인 측은 앞서 "우리가 떳떳하므로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리라는 믿음으로 지난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만 묵묵히 임하여 왔다. 그런데 공명정대하게 수사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수사기관인 경찰이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거짓말로 사실을 왜곡함은 물론 도를 넘어 남에게 커다란 상처와 피해를 입히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이제는 그만 멈추어 주길"이라며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