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 측은 "30년간 멤버로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과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온 드러머 전태관 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고 전태관을 추모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전태관은 1986년 고(故) 김현식이 결성한 밴드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1988년 정규 1집을 발표하며 정식 데뷔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히트곡을 냈다.
김종진은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 중이었다. 전태관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지난 10월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백발이 성성해도 무대 위에서 섹시한 뮤지션으로 남자고 또 무대 위에서 죽자고 했다. 하지만 아직 그걸 이루지 못 했다. 그런데 이제 그것도 이루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딛는 모든 땅이 무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건 음악을 하다가 떠나면, 무대에서 우리 음악이 나오다가 떠나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가요계에서는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윤종신은 "아프지 않은 곳에서 편히 쉬셔요 형. 감사했습니다"라고 SNS에 적었다. 선우정아는 "얼마 전 선배님의 따뜻한 곡들을 다시금 듣고 재해석해보는 경험을 했어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어반자카파 조현아는 "어린시절 가수의 길앞에 선 제게 올바른 방향의 지침이 되어주셨던, 늘 귀감이 되어주셨던 태관 오라버니. 최고의 드러머 전태관 오라버니. 삼가 조의를 표하오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방송계에서는 tvN '인생술집'과 KBS 2TV '불후의 명곡'이 전태관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tvN 관계자는 28일 일간스포츠에 "내년 1월 3일 방송되는 '인생술집'에 김종진·김보성·김동현이 출연한다. 김종진이 전태관과 함께 걸어온 인생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녹화를 마쳤다. 관계자는 "김종진이 전태관과 함께한 음악과 인생 이야기 등이 전반적으로 담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KBS 2TV '불후의 명곡'은 지난 17일 봄여름가을겨울 편을 촬영했다. 김종진이 전설 석에 앉았으며, 후배들이 전태관의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불후의 명곡' 측은 "전태관이 유명을 달리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29일 방송 끝에 전태관 추모 영상이 나가고, 내년 첫 전설로 봄여름가을겨울 편을 방송한다"고 전했다. 방송은 1월 12일이다.
고인은 6년간 신장암과 싸웠다. 어깨 뼈, 뇌, 머리 피부, 척추 뼈, 골반 뼈 등으로 전이됐지만 잘 이겨냈다. 지난 4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김종진 등 친구들과 가족들의 응원 속에서 버텨왔다.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해에 세상에 작별 인사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