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류현진·LA 다저스) '특별한 사제지간' 김인식(72) 전 국가대표 감독과 류현진(32)이 희망찬 2019년을 응원했다.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활약하는 모습을 바랐고, 류현진은 승리 이후 더 많은 안부 전화를 다짐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두 사람 인연은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신인 류현진은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괴물 투수’의 등장을 알렸다. 당시 류현진이 몸담고 있던 한화 사령탑이 바로 김 전 감독이었다. 류현진이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하게 된 출발점. 김 전감독의선수 보는 안목과 류현진의 재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류현진은 "감독님과 함께해 정말좋았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시절이다"라고 떠올린다.
인연은 계속 이어진다. 2018년 1월 5일 류현진과 배지현 전 아나운서의 결혼식 주례는 김인식 전 감독이 맡았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을 앞두고 류현진은 주례로 김인식 전 감독을 떠올렸고, 그동안 선수 결혼식 주례를 맡아 본 적 없던 김 전 감독은 결국 청을 받아들였다. 이후 주례 요청이 쏟아지고 있는 김 전 감독은 허허 웃었다.
'몸'은 멀어졌지만 그만큼 서로를 향한 '마음'만은 변함없다. 류현진은 귀국 이후, 출국 전에 꼭 김 전 감독을 모셔 식사를 함께한다. 경기 이후에 안부 및 감사 전화를 잊지 않는다. 김인식 감독은 그런 류현진의 전화를 기다린다. 지난해 1월류현진의 결혼식 주례 때 "올해에는 15번 정도 (승리해) 전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류현진이 매 경기 승리 이후에 전화를 걸어 왔던 만큼 가정을 꾸린 2018년에는더 많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 것이다. 김인식 전 감독은 "(류)현진이의 등판은매번 TV 중계를 통해 라이브로 시청한다"고 했다. 류현진은 "항상 챙겨 봐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나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더 많이 알고 있어 놀랍다"고 했다.
김인식 전 감독은 일찌감치 류현진의 성공을 확신했다. 김 전 감독은 "(류)현진이가 미국에 진출한 뒤 ’올해 몇 승 할 것 같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 데릭 홀랜드(샌프란시스코)가 생각났다. 같은 좌완 투수에 나이도 현진이와 비슷하다"고회상했다. 홀랜드는 2011~2013년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다. 류현진은 김인식 전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함께하고, 닮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다시 대표팀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냐'라는 질문에 "(김인식) 감독님이 (대표팀을) 하시면 100% 나가겠다"고 했다. 김인식 전 감독은 "나는 떠난 사람이다"면서도 기분만은 싫지 않은 듯 식사 자리를 통틀어 가장 크게 웃었다. 류현진은 지난 두 번의 WBC엔 참가하지 못했다. 2013년엔 다저스와 계약 후 첫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치러야 했고, 2017년엔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거가 참가할 수 있는 유일한 대회. 류현진은 대회 시기와 기간 등을 고려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는 걸림돌이 없네"라고 덧붙였다. 또한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기회가 생긴다면 김인식 감독님 같은 사령탑이 되고 싶다"고 먼 훗날을 이야했다.
김인식 전 감독은 늘 잊지 않고 찾아오는 제자가 기특하다. 그래서 걱정하며 당부한다. 김인식 전 감독은 "물론 자신과 가족을 위해 던지겠지만 먼 타지에서 고생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아프지 않고 오래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 기록과 성적도 따라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한다. 류현진도 "그동안 많이 아팠으니 안 아프고 싶다. 그래서 많이 던지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