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는 유방암은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그런데 최근 식이요법만으로 유방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 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밀라노 국립 종양연구소 연구팀은 식재료를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온전히 섭취하는 ‘온체식(macrobiotic)’이 유방암 관련 호르몬 수치를 낮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뽑은 중년 여성 10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18주간 한 그룹은 일반식을, 또 다른 한 그룹은 온체식을 실시하도록 했다. 그 결과, 온체식 그룹에선 유방암 위험과 관련된 5개 주요 호르몬과 대사 값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선 매크로바이오틱으로 알려져 있는 온체식은 음식을 먹을 때 최대한 다듬지 않고 뿌리부터 껍질, 경우에 따라선 씨앗까지 온전히 살려서 먹도록 한다. 식재료의 잎과 줄기ㆍ뿌리 등 각 부위마다 고유 영양소와 에너지가 따로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온체식 식이요법은 실제로 일반식에서 버려지던 껍질과 뿌리 속의 각종 면역성분, 항산화 요소들까지 섭취하여 질병 치유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방암의 경우 식물체의 뿌리에 함유된 피토에스트로겐이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온체식을 하면 유방암 초기증상을 억제하고 관련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식물체의 껍질에는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내는 파이토케미컬 성분이 풍부한데, 이것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항산화, 혈액순환, 그리고 암 투병에 가장 중요한 면역력을 강화시켜 강력한 항암 작용을 발휘한다. 이에 밀라노 국립 종양연구소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온체식 식이요법을 유지할 경우 유방암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째 먹는 온체식 식습관은 유방암에 좋은 음식 요법일 뿐 아니라, 암의 단초가 되는 염증 치료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BS 다큐멘터리 ‘하나뿐인지구’에 출연한 한림대학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통째 음식을 먹다 보면 그 속에 많은 항산화 물질이 함유돼 있다”며 “그런 항산화 물질들이 우리 몸의 혈관 벽이나 몸 전체적인 염증 상태를 많이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