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일본·호주 4강을 포함해 각 조에 골고루 우승 후보가 포진해 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 24개국이 6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 조별리그를 시작으로 한 달여 일정에 돌입한다. 개막을 앞두고 각 의 구성과 전력을 비교해 본다.
AFC Asian Cup 가이드북
◇A조-UAE·바레인·인도·태국 개최국 UAE의 독주가 예상된다. 전력 핵심은 역시 2016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전북 현대와 우승을 다퉜던 알 아인이다. 알 아인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결과를 냈다. 비록 에이스 오마르 압둘라흐만은 부상으로 뛰지 못하지만, 모하메드 아흐메디·모하메드 압둘라흐만 등 알 아인 소속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대거 참가한다. UAE를 제외한 3팀의 2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004 아시안컵에서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을 일궈 낸 바레인은 5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으나, 번번이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인도는 간판 스타 수닐 체트리(벵갈루루)를 앞세워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동남아 축구의 강호 태국 역시 16강 진출을 목표로 경쟁에 합류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스즈키컵에 불참했던 ’태국 메시’ 차나팁 송크라신(콘사도레 삿포로) 등 J리거들이 출전해 태국을 이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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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조-호주·시리아·요르단·팔레스타인 강자는 역시 '디펜딩 챔피언’ 호주다. 자국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FIFA 랭킹도 이란(29위) 다음으로 높은 41위(아시아 2위)로, 최근 평가전 성적도 좋다. 간판 공격수인 팀 케이힐이 은퇴하고 수비수 애런 무이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전력상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주의 강세 속에 B조 역시 2위 싸움이 치열할 예정이다. 그동안 아시안컵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복병’ 시리아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보여 준 활약을 바탕으로 첫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AFC 올해의 선수로 뽑힌 오마르 크리빈(알 힐랄)의 존재감도 크다. 요르단 역시 2004년과 2011년에 8강에 올랐던 기억을 살려 토너먼트 진출에 도전한다. 한편 이번이 두 번째 아시안컵 본선인 팔레스타인은 대회 첫 승이 목표다. 지난 호주 아시안컵에서 첫 출전한 팔레스타인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1골을 넣고 11골을 내주며 전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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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조-한국·중국·키르기스스탄·필리핀 조 1위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이 C조 경쟁 구도를 이끈다. 1956 초대 대회, 그리고 1960 2회 대회 우승 이후 59년 동안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한국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지도하에 이번 대회 우승컵을 가장 절실히 노리는 팀이다. 손흥민(토트넘)이 조별리그 1, 2차전에 결장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원톱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제 몫을 해 준다면 무난하게 16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한 조에 편성된 중국 역시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다.중국은 1984년과 2004년 두 차례 준우승을 거둔 경험이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자국 슈퍼리그 소속 선수들을 앞세워 아시안컵에서 ’축구 굴기’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특히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한국을 상대로 골을 넣은 ’젊은 피’ 위다바오(베이징 궈안)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중국이 1, 2위를 다투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은 키르기스스탄(91위)과 필리핀(116위)이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도 관심을 모은다. 조 최약체로 꼽히는 필리핀은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세계적인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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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조-이란·이라크·베트남·예멘
D조에는 막강한 우승 후보 이란, 그리고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버티고 있어 한국이 포함된 C조만큼이나 관심이 뜨겁다.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란은 통산 3회 우승(1968·1972·1976)을 기록했고 꾸준히 8강, 4강을 넘나들었으나 최근 우승이 없다. 이번 대회에선 2017~2018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 득점왕 출신인 알리레자 자한바크시를 앞세워 오랜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에 이어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베트남의 약진도 기대된다. 베트남이 아시안컵에서 기록한 최고 성적은 2007년 대회 8강으로, 이번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경신하겠다는 각오다. 중동의 강호였던 이라크도 아홉 번째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조 최약체는 FIFA 랭킹 135위로 24개 참가국 중 최하위인 예멘이다. 예멘은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다.
◇E조-사우디아라비아·북한·카타르·레바논
통산 3회 우승(1984·1988·1996) 기록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강세가 예상되는 조다. FIFA 랭킹 69위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일(한국시간) 열린 한국과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동안 중동 축구의 강자로 맹위를 떨치다가 하락세를 겪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개막전에서 러시아에 0-5로 완패하고도 2, 3차전에서 선전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2위 경쟁에 ’올인’ 해야 하는 북한 입장에선 같은 조에 묶인 팀들이 만만치 않다. 2022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아시안컵에서 2000년과 2011년 두 번 8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FIFA 랭킹도 93위로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월드컵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축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 기대감도 크다. 레바논은 아시안컵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 주진 못했으나, 방심할 만한 상대는 아니다. 북한은 한광성, 정일관, 박광용 등 주축 선수들의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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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조-일본·우즈베키스탄·오만·투르크메니스탄
F조는 1위 자리를 두고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의 격전이 예상된다.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4회)인 일본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을 재정비했다. 이번 대회에 은퇴를 선언한 혼다 게이스케(멜버른 빅토리)를 비롯해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오카자키 신지(레스터시티) 등 주축 선수들의 이름이 모두 빠졌다. 아사노 다쿠마(하노버96) 도안 리쓰(흐로닝언) 미나미노 다쿠미(잘츠부르크)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다. ’중앙아시아의 푸른 별’ 우즈베키스탄은 엑토르 쿠페르 감독의 지휘하에 아시안컵에 출격하는 ’황금 세대’에 기대를 건다. 연령별 대표팀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발을 맞춘 선수들이 대표팀을 구성하고 있어 조직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활약했던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FC 서울)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우즈베키스탄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사실상 두 팀이 1, 2위를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만과 투르크메니스탄이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3위 싸움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