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UAE 아시안컵 C조 1차전 필리핀과 일전을 치른다.
우승을 향한 향해가 시작되는 만큼 출발이 중요하다. 첫 상대 필리핀은 한국 입장에서는 반가운 상대다. 역사적으로 한국 축구는 필리핀에 '절대 강자'였기 때문이다. '이변' 조차 허락되지 않을 정도로 극강의 위용을 드러냈다.
한국은 필리핀에 단 한 번의 무승부도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에게 필리핀은 오직 대승의 상대였다. 한국 남자 A대표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남·녀를 포함한 한국 축구 전 연령대 필리핀과 모든 경기에서 한국은 승리만을 쟁취했다.
A대표팀은 7전 7승을 거뒀다. 7경기에서 36골을 폭발시켰다. 더욱 놀라운 점은 실점이 0이라는 것이다. 최다 골차는 1980년 3월 모스크바 올림픽 1차예선에서의 8-0 승리다.
U-23 대표팀도 필리핀 킬러였다. 3전 3승을 기록했다. 27골을 넣었고 U-23 대표팀 역시 필리핀에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최다 골차 승리는 2012년 AFC U-22 챔피언십 예선에서 기록한 10-0 승리다.
U-20 대표팀도 승리만을 일궈냈다. 7전 전승이다. 7경기에서 무려 41골을 폭발시켰다. 연령대 대표팀 중 유일하게 U-20 대표팀만 필리핀에 실점을 허용했다. 4실점이다. 최다 골차는 1998년 7월 AFC 청소년 선수권대회 11-0 승리다.
U-17 대표팀 역시 3전 3승을 기록했다. 18골을 넣었고 실점은 없었다. 최다 골차는 2002년 AFC U-17 챔피언십과 2017년 AFC U-16 챔피언십 예선에서 각각 8-0으로 승리했다.
여자 대표팀에게도 필리핀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여자 A대표팀은 2전 2승. 최다 골차는 2018년 AFC 여자 아시안컵 5~6위전 5-0 승리다. 여자 U-20 대표팀은 그야말로 필리핀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2전 2승을 거뒀고 27골, 0실점을 기록했다.
여자 U-20 대표팀이 거둔 최다 골차 경기는 한국 대표팀 통틀어 가장 큰 격차를 기록했다. 2008년 10월 AFC U-19 여자 챔피언십 예선에서 한국은 무려 '20골'을 폭발시키며 믿기 힘든 20-0 승리를 만들어냈다. 강유미, 공혜원 등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가 4명이나 등장했다.
여자 U-17 대표팀은 필리핀과 한 번 격돌했다. 2016년 9월 AFC U-16 여자 챔피언십에서 만나 7-0으로 이겼다. 1전 1승이다.
역대 전적은 25전 25승이다. 총 165골을 성공시켰다. 경기당 6.6골이라는 엄청난 폭발력을 자랑했다.
각급 대표팀에서 필리핀전에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가 17명이나 된다는 것이 이 폭발력을 입증하고 있다. A대표팀에 신현호, 박수덕을 비롯 U-23 대표팀 서정원, U-20 대표팀 차범근·설기현·황희찬, U-17 대표팀 양동현 등 스타 선수들이 즐비하다.
필리핀전 한 경기 최다골 주인공은 1998년 7월 AFC 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터진 설기현의 4골이다. 한국은 11-0으로 승리했다. 25경기에서 실점은 4실점에 불과했다.
A대표팀은 필리핀과 1980년 3월 모스크바 올림픽 1차예선 이후 39년 만에 격돌한다. 오랜 기간이 흘렀고, 동남아 축구는 그동안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도자의 명성도 높다. 필리핀은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 또 필리핀전에는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도 출전하지 못한다.
필리핀 입장에서 1%의 기적을 노릴만한 상황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역사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한국과 필리핀의 축구 역사는 기적조차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이 압도적이었다. 냉정하게 필리핀은 한국을 위협할 수준이 안 된다.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승패가 아니라 몇 골차 승리가 중요할 뿐이다. 또 필리핀을 상대하는데 굳이 손흥민까지 나설 필요도 없다.
신태용 JTBC 해설위원은 "필리핀이 스즈키컵을 하는 것을 봤다"며 "과거에 비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여전히 한국에 상대는 되지 않는다. 한국이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FC도 한국을 만나는 필리핀을 걱정했다. A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필리핀에게 한국전은 너무나 가혹한 출발"이라며 "필리핀은 이번 아시안컵에 나서는 팀 들 중 가장 힘든 출발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