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판타스틱 수닐 체트리가 인도의 돌풍을 이끌까. 체트리는 6일 열린 2019 UAE 아시안컵 조별예선 A조 태국과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대표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AFC 아시안컵 페이스북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의 기록을 넘어선 수닐 체트리(35·벵갈루루 FC)가 인도의 돌풍을 꿈꾼다.
체트리는 6일(한국시간) 열린 2019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동남아의 강호' 태국과 조별예선 A조 1차전에서 멀티골을 몰아치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체트리는 0-0으로 맞선 전반 27분, 상대 선수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선제골로 연결했고, 1-1 동점을 이룬 후반 1분 만에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체트리의 골로 주도권을 잡은 인도는 아니루드 타파와 제제 라페클루아가 1골씩 보태며 승리를 확정했다.
체트리는 이날 대기록을 작성했다. 개인 A매치 통산 66호와 67호 골을 터뜨린 그는 아르헨티나의 메시(65골)를 넘어 현역 선수 최다골 2위로 올라섰다. 현재 현역 선수 A매치 최다골 기록 보유자는 메시와 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포르투갈 국가대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의 85골이다. 폭스스포츠 아시아판은 6일 "8년 만에 아시안컵에 복귀한 인도의 체트리는 동남아의 강자 태국과 첫 판에서 만났지만, 거침없었다"면서 "10년째 인도의 간판 골잡이로 활약 중인 체트리가 메시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AFC 아시안컵 공식 트위터 캡처 2004년 처음으로 인도 국가대표에 발탁된 체트리는 인도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지난 15년간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로 뛰며 A매치 105경기에서 67골을 기록 중이다. 30대를 넘어서면서 노련미를 더해 골문 앞에서 더 위협적인 공격수로 변모했다는 평가다. 출전 경기와 득점 모두 역대 인도 대표팀 최다 기록. 인도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상'도 무려 다섯 차례(2007·2011·2013·2014·2017년)나 수상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주장으로 활약한 덕분에 인도 축구팬 사이에서 '캡틴 판타스틱(Captain Fantastic)'으로 불린다. 실력과 리더십을 두루 겸비했다는 의미다.
B조 1위에 오른 '아시아 축구의 변방' 인도는 체트리를 앞세워 55년 전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다. 인도는 1964년 대회 준우승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체트리는 태국전이 끝난 뒤 "UAE, 바레인과 같은 조에서 경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영상을 봤지만 기술적으로 무척 뛰어난 상대다. 우리에겐 매 경기가 전쟁(War)이자 싸움(Fight)이다. 우리는 이번 대회 참가 팀 중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팀은 아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