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공식적으로 '키움 히어로즈'의 시대가 열린다. 새 도약을 꿈꾸는 '히어로즈'의 새 이름이다.
키움은 이달 15일 오전 11시, 포시즌스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출범식을 열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뉴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가 올 시즌 사용하게 될 슬로건. 새 BI와 유니폼, 응원가가 공개되는 자리다.
히어로즈는 2008년 KBO 리그 최초로 모기업 지원 없는 자립형 야구 기업을 표방하면서 창단했다.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을 도입해 구단 운영비를 충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초창기에는 여러 가지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0년 넥센타이어와 손잡으면서 안정기를 맞았다. 세 차례 재계약을 하면서 9년간 인연을 이어 갔고, 팀 성적도 점점 상승하면서 강팀으로 자리를 굳혔다. 리그 정상급 스타 플레이어도 배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결정적 고비를 맞았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홍성은 센테니얼그룹 회장과 지분 분쟁에서 패소한 뒤, 이 전 대표이사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양측 관계가 악화됐다. 시즌 초 넥센타이어가 구단에 '경영 개선안 마련'을 요구하면서 2개월간 후원금 지급을 미루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사이 일부 소속 선수들도 성폭행과 음주운전을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팀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저비용 고효율 성공 사례'의 신화에서 KBO 리그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하는 모양새였다.
그 순간 히어로즈가 찾아낸 새 돌파구가 바로 키움증권이다. 지난해 11월 키움증권과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했다. 계약 기간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5년. 금액은 연간 100억원 규모다. 금액은 이전 계약과 큰 차이가 없지만, 기간이 5년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처음으로 장기 계약을 맺고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2018년의 우환을 모두 털어 내고 싶은 키움으로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특히 그동안 히어로즈가 키워 낸 젊은 선수들은 팀이 새로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이 선수들이 보여 준 가능성과 경기력은 1년 내내 상처 입은 넥센 팬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명장면이었다. 내야수 김하성·외야수 이정후·투수 최원태 등은 이미 팀을 지탱하는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준PO MVP에 오른 외야수 임병욱과 지난해 1차 지명 신인 안우진도 미래를 확실하게 밝혔다. 다른 선수들 대신 투입됐다가 핵심 활약을 펼쳤던 김규민과 송성문처럼 깜짝 스타들도 튀어나와 적재적소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키움의 최강점은 역시 선수를 잘 뽑고 잘 키우는 구단이라는 데 있다. 구단 타이틀과도 잘 어울리는 팀 컬러다. 2018년 가을의 영웅들은 새로운 이름과 함께 비상을 꿈꾸는 키움의 든든한 추진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