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염정아가 'SKY캐슬'을 통해 '염드리헵번'이란 수식어를 얻으며,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품 넘치는 엘레강스한 패션이지만,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에 어필한다.
염정아는 JTBC 금토극 'SKY캐슬'로 전성기를 맞았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 속에 드라마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5일 방송된 14회분에서 15.7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JTBC 역대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연일 갈아 치운다. 스스로 자신이 세운 기록을 깨며 역사를 쓰고 있는데, 이 중심에는 염정아가 있다.
염정아는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한서진 역을 소화한다. 3대째 의사 가문을 이어 가기 위해 딸을 서울대 의대에 입학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바로 이것이 시댁의 온갖 구박과 독설을 견뎌 내는 분명한 이유다. '곽미향'이라는 과거를 지우고 철저하게 신분 세탁을 한 뒤 대한민국의 상위 0.1%가 된 우아한 사모님이다.
극 중에서 상위 0.1%와 어울리는 우아함을 위해 염정아는 스타일에 특별히 신경 썼다. 등장인물 소개에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보다 진주 목걸이가 더 잘 어울린다. 우아하고 기품이 넘친다'고 나온 것처럼 염정아를 상징하는 것은 '진주'다. 진주목걸이나 귀걸이를 매치해 자칫 허전해 보일 수 있는 룩에 포인트를 준다. 블랙 재킷에 매치한 캐시미어 블루 터틀넥부터 리본 장식이 들어간 실크 블라우스·셔링 장식의 코튼 블라우스 등으로 우아함을 살렸고, 화려함은 경계했다. 대신 다양한 컬러의 가방으로 기품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염정아의 스타일리스트인 조운진 실장은 "요즘 주변에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니 스타일에 대해서도 문의가 많다"고 운을 뗐다. "캐릭터 소개에 그레이스 켈리가 언급되어 직접 옛 영화들을 찾아봤다. 딱 갖춰진 패션이었다. A라인 스커트룩이나 셔츠에 머플러, 원피스에 스카프 정도로 포인트를 준 고전적 의상이었다. 이 부분을 참고했고, 퍼스트레이디룩 위주로 많이 찾아보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극 중 한서진이라는 캐릭터는 화려하지 않다. 화려함과 차분함, 그 중간을 지키면서 그 자체 내에 우아함을 추가하는 것이 과제였다. 조 실장은 "색감에 가장 많이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초반엔 네이비·블랙·그레이 톤으로 갔는데, 계절이 봄으로 바뀌면서 너무 다운된 느낌이면 안 될 것 같아 색감을 추가했다. 뒤로 갈수록 색이 좀 더 다양해지나 화려함은 피했다"고 했다. 실제로 후반부로 갈수록 염정아의 패션은 핑크·옐로·하늘색 등으로 변화한다.
또한 '심플함'과 '깔끔함'이 염정아 패션의 노하우라고 전했다. "염정아씨와 드라마를 준비할 때 모든 30·40·50대 여성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룩을 입자는 데 의견을 맞췄다. 치장하는 룩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봤을 때 '나도 입을 수 있겠네' 싶은 룩을 시도했다. 리본 셔츠에 A라인 스커트 하나, 넥이 깊게 파인 원피스에 진주 목걸이나 스카프 정도를 매치했다. 포인트만 들어간 패션이라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베스트룩으로는 'SKY캐슬' 초반에 염정아가 입고 나왔던 아이보리 원피스에 진주목걸이를 매치한 패션과 염정아가 김보라(김혜나)와 처음으로 학원 앞에서 대면한 신에서 입었던, 스카프가 포인트로 들어간 하늘색 블라우스에 네이비 재킷·진주귀걸이가 매치된 정장룩을 꼽았다. 조 실장은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라 좋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