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발매해 열두 달을 꽉 채워 사랑받았다. 미취학 아동들이 키즈카페 등에서 구전동요처럼 모여 부르다 부모세대에까지 전파된 독특한 역주행을 이끈 노래다. 연말 MBC '연기대상'에서는 아역배우들이 노래를 커버해 축하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40일간 국내 최대 이용자수를 보유한 음원사이트 멜론 일간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가온차트 연간차트 발표에선 디지털·다운로드·스트리밍 차트 3관왕에 올랐다. 최근 10년 사이 최장기 차트 집권 기록을 새로 쓰며 전세대를 통합시킨 노래의 파급력을 실감하게 했다.
노래를 만들고 부른 7인조 보이그룹 아이콘(비아이·김진환·바비·송윤형·구준회·김동혁·정찬우)은 '초통령'에 등극했다. 팬사인회에도 전엔 볼 수 없었던 어린이 팬들이 늘어 신기하단다. 제33회 골든디스크어워즈 음원 대상의 영예까지 안으며, '대상 가수'라는 수식어도 생겼다. 험난한 오디션을 뚫고 데뷔 4년차에 이룬 값진 성과이자, 오랜 슬럼프를 깨고 새로운 원동력을 얻는 순간이었다.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아이콘은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예전엔 우리가 받는 사랑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서 감사한 마음이 더욱 커졌죠. 겸손 잃지 않고 성장하는 아이콘이 되어, 또 다시 대상 받으러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다같이 건배했다.
멤버들만 모여 술잔을 기울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아이콘. 술을 즐기지 않는 멤버들까지 취중토크 컨셉트에 몰입해 열의를 불태우는 모습에 소속사 관계자들도 놀랐다. "우리가 생각보다 해보지 못한 일들이 많아요. 다른 그룹에 비해 사회성도 부족하고, 모르는 것도 많고요. 잘난 것 하나 없는 우리를 사랑해주는 분들이 있기에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 올해엔 더 재미있는 활동할거예요"라며 기해년 도전을 기대하게 했다.
>>1편에 이어
-'사랑을 했다'가 역대급 히트를 쳤는데 실감하나요. 비아이 "골든디스크어워즈 대상으로 체감했죠." 김진환 "팬 분들을 만날 기회가 생기면 예전에 보지 못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친구들이 많이 와요. '우리를 좋아하기엔 너무 어린데' 싶은 친구들도 있다. 노래 인기가 많았구나 싶더라고요." 비아이 "어린 친구들이 우리를 좋아한다는 그 자체로 기분이 정말 좋아요. 어렸을 때 좋아한 노래는 오래 기억에 남잖아요. '사랑을 했다'가 10년 뒤에 그 친구들이 이 때를 돌아보면서 생각할 수 있는 노래가 될 것 같아요."
-전문가들이 인기 요인에 대해 많은 분석을 내놓더라고요. 김동혁 "뉴스에 나와서 '사랑을 했다'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정말 놀랐어요. 우리도 몰랐거든요. 그렇게 히트를 노리고 맞춰서 쓴 건 아닌데 신기했어요." 비아이 "그냥 재미있게 쓰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감정이 편안하고 안정적일 때보다 사실 위태로울 때 곡이 잘 나오긴 하죠. 그렇지만 곡을 만드는 분위기는 즐거워야 해요. 그렇다고 흥분해서 '대박곡을 쓸거야' 하면 안되고요. 그렇게 몇 번 자신해서 만들었는데 다 별로였죠." 김진환 "'사랑을 했다'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부담이 당연히 생겼죠. 없다면 거짓말이에요. 그래도 큰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고 해요. 기대나 결과에 대한 생각을 안 하고 하고 싶은 음악, 무대를 멋지게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힙합그룹이지만 포지션 조합은 보컬이 더 많아요. 곡 쓸 때 파트 고민도 하나요. 비아이 "래퍼가 2인이고, 보컬이 5명이라 사실 보컬 파트를 쪼갤 수 밖에 없어요. 다 균등하게 나누려고 하다보니 조금 어렵기도 해요."
-YG에는 잘 없는 '칼군무 그룹'이라 강점도 있겠어요. 김동혁 "전통적으로 YG가 칼군무 스타일로 알려진 건 아니라서 고민이 있어요. 제 생각엔 아이콘은 칼군무가 매력인 그룹이에요. 그럴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하죠. 아이콘 내에서 춤을 제일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 멤버라서 안무 참여를 많이 하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멤버들 개성이 춤으로 드러나더라고요. 연차가 더 쌓이고 멤버들의 개성이 확실해지면 칼군무를 서서히 놓으려고 해요."
-개인 활동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구준회 "아이콘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혔을 때 하고 싶어요. 데뷔 전만 해도 다같이 곡 작업을 했는데 그룹으로 데뷔하고선 시간을 잘 못냈어요. 아이콘이 완벽하게 자리잡혔을 때 회장님께 들려드려야죠." 바비 "위너 송민호와의 유닛 몹(MOBB)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있죠. 송민호 만날 때마다 '해야지'라고 말하고 있어요. 올해 노려보고 있긴 해요. '해야지' 단계에서 조금 더 나아갔죠."
-새 앨범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비아이 "다음 앨범은 안무 난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해요. 지난해 슬픈 노래를 많이 해서 질렸어요. 에너지 있는 노래와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죠. '뉴키즈'처럼 연속 시리즈를 이을 프로젝트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일단 곡 준비는 했어요." 김동혁 "댄스로 조금 더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난이도를 높여도 멤버들이 곧 잘 습득하더라고요. 안무를 담당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떤 퍼포먼스를 해야할지고민이 돼요. 설 연휴에도 일을 할 수도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