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1~3경기는 모두 페널티킥이 승부를 갈랐다. 이란은 오만과 16강전에서 경기 시작 1분 만에 페널티킥이 나왔다. 오만 알 가사니가 페널티 지역을 돌파하다가 이란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오만 알 마하자리는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의 선방에 막혔다. 반면 이란은 1-0으로 앞선 전반 41분 메흐디 타레미가 얻어 낸 페널티킥을 데자가가 상대 골망을 가르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우승 후보 이란의 '전담 키커'다운 침착한 마무리였다. 오만으로선 다른 경기 양상과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페널티킥 실축이 뼈아픈 순간이었다.
중국도 페널티킥 덕분에 웃었다. 중국은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3분 가오린이 상대 위험 지역에서 수비수의 거친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 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베테랑 가오린은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왼쪽 골문을 갈라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중국은 페널티킥 득점 이전까지 태국의 공세에 시달렸다. 이런 가운데 가오린의 페널티킥 한 방은 승부를 뒤집고 경기 흐름까지 바꿨다. 주도권을 쥔 중국은 그 이후 태국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승리를 끝까지 지켰다.
조별예선 D조 3위로 16강 진출 팀 중 막차를 탄 베트남은 B조 1위 요르단과 '페널티킥 전쟁'에서 압승을 거뒀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요르단과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전·후반 90분 동안 1-1로 비긴 베트남은 연장전에서도 득점에 실패하며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베트남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두 팀의 첫 번째 키커들은 나란히 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요르단의 두 번째 키커 바하 파이잘 셰이프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히면서 승부가 기울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베트남 골키퍼 당반람이 요르단의 세 번째 키커의 슛을 막아 내 스코어는 3-1이 됐다. 베트남은 네 번째 키커가 실축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키커가 득점에 성공해 4-2로 이겼다.
페널티킥은 22일 바레인과 16강전을 벌이는 벤투호도 준비해야 할 부분이다. 앞선 16강 경기 결과, 페널티킥은 단 한 번에 승부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천수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은 "세계적인 팀들에는 세트 플레이나 페널티킥 상황에서 확실하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키커가 있다. 한국에는 킥이 중요한 선수가 여럿 있다. 공이 멈춘 상황에서 가장 확실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키커가 나서서 골로 연결한다면, 우승으로 가는 과정에서 보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