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 각 구단 3루수를 바라보는 관전포인트가 많다. 두산 허경민(왼쪽)과 삼성 이원석 처럼 지난해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도 있으나 각 구단별 다른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3루를 '핫 코너'라고 부른다. 빠르고 매서운 타구, 불규칙한 타구가 많기 때문이다.
올 시즌 3루는 다양한 포지션 가운데 가장 주목하며 지켜봐야 할 자리다. 두산 허경민(타율 0.324 10홈런 79타점)과 삼성 이원석(타율 0.301 20홈런 93타점)처럼 지난해 커리어하이급 성적을 올린 선수들도 있으나 대형 FA 계약자의 부진·이번 FA 시장에서 피하지 못한 찬바람·3루 포지션의 주인공을 찾지 못한 팀 등 다양한 이유에서다.
최정은 데뷔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 원소속팀 SK와 6년간 옵션 포함 최대 106억원(계약금 32억·6년 연봉 68억·옵션 6억)에 계약했다. 그는 SK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팀을 대표하는 선수다. 2016년과 2017년에는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홈런 군단'을 상징했다. 지난해 35홈런을 때렸으나 타율은 0.244로 규정타석은 62명 중 가장 낮았다. 타점도 74개에 그쳤다. 올 시즌에 장타력은 유지하면서 정확도와 타점 능력을 올려야 한다.
반면 송광민과 김민성은 FA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았다. 송광민은 지난 27일에야 가까스로 한화와 계약했다. 계약 기간 2년에 계약금 3억원·연봉 2억5000만원·옵션 4억원을 포함해 2년 총액 최대 16억원 조건이다. 지난해 주장을 맡아 타율 0.297·18홈런·79타점의 성적을 올렸으나 적지 않은 나이 등 이유로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민성은 지난 28일까지 팀을 찾지 못했다. 지난 시즌 성적은 타율 0.283에 10홈런 45타점. 송성문과 임지열 등 대체 3루수가 있는 넥센은 김민성과 협상에 소극적이다. 이번 FA 시장에서 찬바람을 피하지 못한 이들이 올 시즌에 어떤 활약을 보여 줄지 관심을 모은다.
대형 FA 계약을 맺은 황재균(kt)과 박석민(NC)은 올 시즌 성적에 이목이 집중된다. kt와 4년 총 88억원에 계약한 황재균은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타율 0.296·25홈런·88타점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몸값을 고려하면 성적이 좀 더 올라야 한다. 4년 FA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앞둔 박석민 역시 지난해 타율 0.255·16홈런·55타점에 그쳐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 포수 양의지의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한 NC는 그에게 이적 첫 시즌인 2016년(타율 0.307·32홈런·104타점) 정도 활약에 기대를 건다.
LG와 롯데는 주전 3루수가 무주공산이다. LG는 외국인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와 재계약을 포기했고, 양석환은 상무에 입대했다. 트레이드를 통한 3루수 보강을 천명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차명석 단장은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트레이트를 통한 3루 보강을 길게 내다보는 입장이다. LG가 기대하는 시나리오가 여의치 않으면, 결국 내부 자원에서 새 얼굴을 찾아야 한다. 현재 김재율과 장시윤·류형우 등이 후보다.
양상문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롯데 역시 3루수가 고민이다. 지난 시즌 고졸 신인 한동희가 개막전에 선발 3루수로 나섰지만, 시즌 성적은 타율 0.232·4홈런·25타점에 그쳤다. 실책 12개로 수비가 불안했다. 그나마 6∼10월 57경기에서 타율 0.250에 실책은 3개에 그쳤다. 또 한 명의 경쟁자 전병우는 지난해 9월 4일 1군에 데뷔해 27경기에서 타율 0.364에 3홈런·13타점을 올려 올 시즌을 기대케 했다.
지난해 타율 0.280·20홈런·69타점을 올린 KIA 베테랑 이범호는 후배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멀티플레이어 최원준을 비롯해 황대인·류승현 등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볼 수 있다.
2019년 각 구단의 3루수를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는 뜨겁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