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Kingdom)'은 첫 번째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지만 배우 배두나(39)에게는 벌써 두번째 넷플릭스 작품이다. 워쇼스키 자매가 연출한 '센스8'를 통해 '킹덤' 배우들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를 먼저 경험했고, 이미 190여 개국 시청자들에게 낯익은 '글로벌 배우'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런 배우나가 지극히 동양적인, 한국적 색채가 강한 사극 장르로 다시 한 번 세계 시청자들에게 인사하게 됐다. 데뷔 후 첫 사극을 글로벌 프로젝트로 선보이게 된 것은 '킹덤'에게도, 배두나에게도 꽤나 운명적인 만남이다.
화려함도 다 버린 채 의녀복을 입었다. '센스8'과 '킹덤' 속 캐릭터의 연결고리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극과극 변신이다. "그 선(Sun)이 이 의녀라고?"라는 반응도 의아하진 않다. 심지어 '킹덤' 속 배두나는 국내 시청자들조차 처음 보는 모습. 배두나는 이 낯설음을 예상하면서도 '킹덤'을 택했고, 과감한 도전을 감행했다. '킹덤' 공개 후 불거진 때 아닌 연기력 비판에 A4 용지 한 바닥이 넘어갈 정도로 술술 털어놓은 속내도 배두나의 진정성과 단단함, 그리고 선택에 대한 믿음의 결과다.
본인 이슈를 떠나 '킹덤'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다. 해외 친구들로부터 숱한 메시지를 받았다는 배두나는 "우리에겐 아직 어색하지만 그들에게는 넷플릭스가 너무나 생활화 돼 있는 플랫폼이라 피드백이 바로 바로 오더라"며 "해외에서는 유니크하고 낯선 것에 거부감 보다는 호기심을 먼저 보인다. '킹덤'도 한국의 미가 낯설지만 그들이 보기에도 굉장히 아름답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건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요" 미지의 세계에 먼저 발을 들여놓는 배두나의 도전의식이 지금의 배두나를 만들었다. 배우나의 말처럼 "안 하면 그만" 인 것을 배두나는 한다. 해낸다. 올해도 바쁘다. 프랑스 드라마를 마무리 짓고 '킹덤2' 촬영에 돌입한다. 국내외를 오가며 쉼없이 활동하고 있는 배두나는 결코 현재에 안주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앞으로도 쭉 이어질 배우나만의 행보다. 그리고 우리가 배두나라는 배우를 믿고, 기다리고,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완벽한 한국 콘텐츠, 그것도 사극 콘텐츠가 통했다. "해외에서는 낯선 것 보다는 아름다운 한국의 미를 좋게 보는 것 같다. 낯설면서 아름답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 해외 시청자들은 유니크하고 낯선 것을 잘 받아 들이는 것 같다. 그게 오히려 더 잘 작용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킹덤'에서는 '갓'을 엄청 많이 언급하더라. '트레디셔널 헷(Traditional hat·전통의 모자)'이러면서 좋아하는걸 봤다."
-배우들도 비밀유지각서를 썼나 "비밀유지각서까지는 안 썼다. '센스8'을 찍을 때도 없었다. 그렇지만 계약서에 계약조항으로 들어가 있을 수는 있다. 사실 스포일러를 언급하지 않는건 참여한 모든 이들이 지켜야 할 기본 매너니까. 다만 한국 넷플릭스는 모든 것에 조금 더 민감해 하긴 하는 것 같다.(웃음) 한 번은 SNS에 뭘 올렸다가 혼나고 바로 내리기도 했다."
-넷플릭스와 호흡은 두번째다. "심의에 구속받지 않는 연기를 해도 되는건 좋다. '킹덤'에서는 잔인함 빼고는 심의에 거슬릴 만한 것이 특별히 없었지만. '센스8'은 센 장면이 정말 많이 나온다.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든 표현해도 되는 플랫폼이 넷플릭스다. 나도 어느 덧 그런 것에 익숙해진 것 같다."
-넷플릭스는 성공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 "난 '센스8'를 경험했기 때문에 가시적으로 보이는 결과가 내부 결과와 다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어떤 걸 성공이라 볼 수있을지 애매한 부분이 분명 있다. 특히 한국은 넷플릭스 가입자가 많지 않아 '화제성이 있을까'에 대한 걱정을 했다. 근데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운 것 같아 좋다."
-부담감은 덜 하겠다. "성공에 대한 압박은 별로 없었다. 원래도 흥행 압박을 크게 받는 편이 아니다.(웃음) '킹덤'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하긴 하다."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두려움도 없나. "내가 '선데이'라는 OCN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있다. 케이블 드라마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을 때, 생소하게 느껴지던 시절이었다.(웃음) 난 뭐든 일단 시도는 해보는 편이다. 해보다 힘든게 있으면 그 후에 다시 생각하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는건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
-시즌2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하다. "조선시대 여성 캐릭터라 '할 수 있는게 많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역할들과도 사뭇 다르다. 하지만 의녀 서비만의 이야기가 있고, 2부에서는 더 많이 풀어질 것 같다. 빨리 찍고 싶다.(웃음) 그리고 우리 좀비 분들 많이 애정받는 것 같아 좋다. 여러 번 말했지만 '킹덤'의 진짜 주인공은 좀비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 해도 분장부터 연기까지 뭐 하나 쉽지 않다. 단체로 마루에서 나오는 신은 정말 많이 고생했다. 그분들 앞에서 우리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한명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 한 작품이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