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1부리그) 200경기 출전을 달성한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의 도전은 계속된다.
미드필더 구자철은 지난 4일(한국시간) 열린 2018~2019시즌 분데스리가 20라운드 마인츠와 홈경기 후반 23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날 출전으로 구자철은 분데스리가에서만 9시즌째 뛰며 200번째 경기(31골)를 달성했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바이어 레버쿠젠의 레전드인 '차붐' 차범근(308경기·98골)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출전 기록이다. 팀은 3-0 완승을 거뒀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구자철은 차범근, 손흥민과 더불어 분데스리가에 큰 족적을 남겼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한국인 톱3"라고 평가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5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오른 구자철은 같은 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하며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다. 이후 아우크스부르크에서의 임대 선수로 뛴 구자철은 마인츠를 거쳐 2015~2016시즌 아우크스부르크로 완전 이적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만 129경기를 뛰며 크고 작은 기록도 남겼다. 그는 2016년 3월 6일 레버쿠젠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2016년 9월 30일 리그 최강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골을 넣은 적이 있다. 아우크스부르크 홈팬들은 베테랑 구자철에게 레전드급 예우를 갖추고 박수를 보낸다. 유럽 빅리그에서 아시아 출신 선수가 사랑받는 건 드문 일이다.
그는 지난달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끝으로 축구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 대회에서 59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지만, 카타르에 덜미를 잡혀 8강 탈락했다. 구자철은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이 끝나고 지금까지 달려왔던 11년의 세월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의미였고, 이 때문에 많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따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표를 정하고 (그동안) 꿈을 향해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 주위를 살피고 주변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자철은 이제 분데스리가에 올인한다. 이제 서른인 점을 감안하면 300경기 대기록도 바라볼 수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승점 18)는 현재 리그 15위로 힘겨운 강등 경쟁을 펼치고 있다. 17위 뉘른베르크(승점 12)와는 불과 6점 차. 분데스리가는 17위와 최하위 18위가 2부리그로 강등된다. '정신적 지주'인 구자철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구자철은 팀 동료이자 벤투호 공격수 지동원과 함께 아우크스부르크의 중위권 도약을 위해 달리겠다는 각오다. 구자철의 본격적인 도전은 10일 브레멘 베저슈타디온에서 열리는 리그 21라운드 브르멘과 원정경기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