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무대를 밟는다. 미국 3 대 시상식을 섭렵하는 방탄소년단에게도 역사적 순간이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9시50분(미국 동부시간 10일 오후 8시)부터 Mnet에서 생중계되는 제61회 그래미 어워즈에 시상자 자격으로 참석한다. 지난 9일 인천공항을 통해 시상식이 열리는 LA로 출국할 당시부터 그 열기가 뜨거웠다. 한국 아미의 열렬한 배웅을 받고 미국에 도착한 방탄소년단은 현지 팬들의 환대를 받았다. 미국 아미는 손을 잡고 방탄소년단이 가는 길을 만들어 주거나 이름을 연호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이들의 그래미 어워즈 첫 참석을 축하했다.
방탄소년단을 대하는 그래미 어워즈의 특급 대우도 화제다. 행사가 열리는 LA 스테이플센터 측이 트위터로 방탄소년단의 좌석배치도를 공개했는데, 주요 참석자가 모인 무대 중앙 앞쪽으로 배치돼 현지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연예 전문 매체 TMZ·영국의 메트로 등은 "스타들이 앉는 관중석에서도 중앙 좌석을 차지했다" "방탄소년단 사방으로 카밀라 카베요·마일리 사이러스·돌리 파튼·케이티 페리·마크 론슨·레이디가가·백스트리트 보이스·제드 등이 있다"고 놀라워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 이어 미국 3 대 시상식을 접수하며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길을 또 한번 만들어 냈다. 지난해 5월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멤버 슈가는 "다음 목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래미 어워즈"라고 수줍게 답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멤버들이 안절부절못하면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듯 웃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날 현실로 다가온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5월 낸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이자 정규 3집 앨범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부문 후보에 올랐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그래미 어워즈 역사상 후보로 지목된 최초의 K팝 그룹이 됐다. 신인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눈물을 펑펑 쏟으며 샴페인 축포를 터뜨린 두아 리파를 비롯해 현지 가수들도 노미네이트 자체만으로 영광을 안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라 의미를 더한다.
K팝의 편견과 한계를 다시 한번 깬 방탄소년단은 "직접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을 음악으로 표현해 온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와 멤버 모두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 온 덕분에 다양한 장르의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데뷔 이후 '학교' '청춘' '나 자신을 사랑하자' 등 주제로 앨범을 만들고 활동해 왔다. 앨범을 통해 우리 자신도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