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결혼'은 순 제작비 4억원으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다. 매우 적은 돈으로 만들어졌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크레디트에서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지만, 숨은 제작자 하정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라인업이다.
이 영화는 하정우와 그의 친구들 덕분에 제작될 수 있었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젊은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낸 참신한 시나리오를 눈여겨본 하정우가 팔을 걷고 나서서 본격적인 제작이 시작됐다.
일단 두 주인공은 하정우와 인연이 깊다. 김동욱의 경우에는 '신과함께' 시리즈가 개봉하기 전 하정우의 권유로 영화에 참여했다. 김동욱은 '신과함께' 시리즈 또한 하정우와 함께했다. 고성희는 데뷔 초기였던 2013년 하정우의 연출작 '롤러코스터'에 출연한 바 있다.
제작진 또한 마찬가지다. '터널' '범죄도시' '기억의 밤' '성난황소' 등을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가 '어쩌다, 결혼'을 제작하며 주목받았는데, BA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대표는 하정우의 절친한 영화인 중 하나다.
조연진을 살펴보면 더욱 진한 하정우의 향기가 느껴진다. 황보라·김의성·손지현·차래형 등 하정우의 전 소속사인 아티스트컴퍼니 소속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기 때문이다. JTBC 드라마 'SKY캐슬'의 폭발적 인기로 최근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염정아는 극 중 김동욱의 새 어머니로 등장한다. 화룡점정은 아티스트컴퍼니의 두 형님인 정우성과 이정재다. 두 배우가 각각 경찰과 변호사로 등장하며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아 더욱 놀라운 조연 라인업이다.
'어쩌다, 결혼' 측은 "영화는 다양한 영화의 저변 확대와 충무로 신인 감독·배우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의미 있는 기획에서 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박을 터뜨릴 만한, 상업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기획은 아니다. 그러나 이 기획에 하정우가 참여하며 제작이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어쩌다, 결혼'은 자유를 얻기 위해 결혼을 계획하는 성석(김동욱)과 내 인생을 찾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해주(고성희)가 서로의 목적 달성을 위해 3년간 결혼을 계약하며 생기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