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이 직접 소개하는 우리 구단]⑦제주 안승희 대표 "상대팀에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 축구', 최강 전북 잡지 못할 이유 없다"
등록2019.02.25 06:00
제주 유나이티드 안승희 대표이사
2019시즌 K리그1(1부리그) 개막이 다가왔다. 다음 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대구 FC 경기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일간스포츠와 JTBC3는 개막을 앞두고 K리그1 구단의 수장을 만났다. 수장이 군림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소통의 시대다. 그들도 축구팬들과 소통하면서 구단의 도약을 함께 구상해야 한다. 그래서 K리그 구단주·대표이사·단장 등 수장들이 직접 K리그 팬들에게 '우리 구단'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단에서 가장 공신력을 가진 이가 직접 구단의 매력과 장점을 어필한다. 그리고 K리그 팬들에게 우리 경기장으로 찾아와 달라고 말하는, 진심을 담은 수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방송되는 K리그 개막 특집 다큐멘터리 '이제 K리그의 시간!'을 통해 K리그1 수장들이 직접 2019 K리그1을 전한다. 2019시즌 K리그1 중계방송사 JTBC3 FOX Sports는 3월 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대구 FC 시즌 개막전을 동시 생중계(JTBC·JTBC3) 한다.
안승희 제주 유나이티드 대표이사는 올 시즌 분위기 반전을 꿈꾼다. 지난해 1월 부임 이후 구단 성적이 하향 곡선을 그린 탓이다. 2017년 5년 만에 준우승이라는 만족스러운 기록을 달성했지만, 지난 시즌에 15경기 무승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남기며 간신히 상위 스플릿(1~6위)에 턱걸이했다. 최종 순위는 5위.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서도 큰 망신을 당했다. 제주는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참가팀 중 홀로 16강에 오르는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해에는 1승5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K리그 팀들 중 유일하게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전문가들은 예견된 부진이라고 지적했다. 경쟁팀들이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리는 동안 제주는 지갑을 굳게 닫았기 때문이다. 올 시즌에도 큰 변화는 없다. 지난 21일 프로축구연맹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는 17명을 내보냈지만 14명을 영입하면서 새 시즌 준비를 마쳤다. 12개 구단 중 9위에 해당하는 보강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올 시즌에 순위 상승을 자신한다. 알짜 선수를 영입하는 등 질적으로 스쿼드를 두껍게 했다고 자평했다. 지난 19일 제주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안 대표는 "제주는 질적인 측면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 제주 유일의 프로팀인 제주 유나이티드는 어떤 구단인가. "단단한 팀이다. 선수와 감독 간 관계가 단단한 팀이다. 원 팀을 강조한다. 전술적으로는 '감귤타카(제주를 상징하는 귤과 티키타카의 합성어)'를 얘기할 수 있다. 제주 도민이 구단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올 시즌에 더 많은 즐거움을 드리겠다."
K League 제공
- 올해 구단 목표는. "구단이 1989년에 마지막으로 우승한 뒤 30년이 지났다. 성적 측면에서는 리그 우승이 목표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업 구단도 기업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잘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 - 우승을 노리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제주는 지난해와 무엇이 달라졌나. "지난 시즌에 부진했다. 그래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의 부진 요인은 외국인 선수의 저조한 활약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외국인 선수 아길라르를 영입했다. 골을 넣을 공격수들이 있지만, 중원에서 지휘할 아길라르가 오면서 공격력이 보강됐다. 국내 선수로는 상무 입대로 취약 포지션이 된 미드필드진에 윤일록을 채웠다. 하반기에는 윤빛가람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다. 올해 제주는 다를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득점력이 저조했지만, 올 시즌에는 골을 많이 넣을 것이다."
- 성적을 위해 구단 운영과 지원도 중요할 텐데. "순위를 올리기 위해 코치진을 개편하고 보강했다. 전술적 측면에서는 강화부를 신설했다. 코칭스태프와 강화부는 감독을 보좌하면서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다양한 전력과 전술을 가진 경쟁팀에 '카멜레온'처럼 대응할 전망이다. 팬이 있어야 축구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팬 중심으로 온라인을 보강할 계획이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로 홍보 활동을 펼치겠다. 또 오프라인에서 여성과 가족 단위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이벤트를 준비하겠다. 무엇보다 홈에서 승률을 높이겠다."
- '카멜레온'은 어떤 축구인가. "리그에는 11개의 경쟁팀이 있다. 상대팀마다 색깔과 전술이 다 다르다. 카멜레온은 상대 전술과 전략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식을 말한다.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옵션을 여러 가지 두는 것이다. 제주는 지난 시즌에 유난히 부진했다. 올해는 조 감독과 머리를 맞대며 다득점에 도전하기로 했다."
- 강화부 신설 배경과 역할은. "내가 강화부를 만드는 것을 추진하라고 했다. 유럽 빅리그의 강화부 시스템을 지켜보면서 우리도 한번 조화롭게 해 보자고 생각했다. K리그에서 강화부를 만드는 것은 아직 많은 팀들이 시도한 일은 아니다. 3명으로 이뤄진 강화부는 스카우트 역할도 하지만 유스팀도 관리한다. 또 감독과 선수단에 조언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새로운 임무가 많다."
- 전북을 견제할 만한 전력이라고 자평하나. "전북이 강팀이라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 더 강한 팀이다. 전북과 울산은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렇다고 전북을 잡지 못할 이유도 없다. 공은 둥글다."
- 조성환 감독은 어떤 사령탑인가. "제주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 조 감독은 정말 부드럽고 따뜻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다. 이런 부분 때문에 선수들이 형님같이 생각하고, 코칭스태프와 열린 마음으로 잘 소통해 나간다. 조 감독은 부임 이후 승승장구하다가 지난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생에도 굴곡이 있듯 이겨 냈으면 좋겠다. 조 감독이 제일 고민이 많을 것이다. 서로 꾸준히 소통하며 잘 해내겠다."
제주에 합류한 전 FC서울 감독대행 이을용 수석코치. K League 제공
- 이을용 전 FC 서울 감독대행이 수석코치로 합류했다. "이을용 코치는 선수 시절에 유명했고, 지도자 경험도 많다. 노하우가 많을 것이다. 제주에서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조 감독이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호흡을 잘 맞출 것이다."
- 구단 수장에 오르고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부임 이전에 축구에 대한 관심은 얼마나 있었나. "구단에 오기 전에도 축구를 봤지만, 자주 본 것은 아니었다."
- 지난 2년간 경기를 보면서 느낀 축구의 매력은. "축구가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가장 재밌다. 경기 시간 90분에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언젠가는 구단을 떠나겠지만, 이후에도 축구를 보게 될 것 같다. 시합에 이기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비기거나 졌을 때도 과정을 보면서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축구에 열광할 수 있어서 좋다."
- 좋아하는 선수는. "우리 구단의 모든 선수들을 좋아한다. 그중 주장 박진포가 고생이 많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장 완장을 차는 박진포는 누구보다 리더십이 있는 선수다. 선수와 감독 간 가교 역할도 잘 하고 있다. 고참 선수들을 잘 아우르면서 후배들까지 잘 이끈다. 그라운드에서도 무척 헌신적이다. 올 시즌에도 팀을 잘 끌어갈 것이다."
- 올 시즌에 열심히 달릴 선수들에게 격려의 한마디를 한다면. "집중해서 경기를 하되 부상이 없어야 한다. 부상 없이 서로 배려하며 원 팀을 이룬다면 잘될 수 있다. 나 역시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감독님을 믿고 따르면서 잘 해 나가길 바란다."
-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제주는 시즌 초반, 보수 중인 서귀포월드컵경기장 대신 제주종합운동장에서 3경기를 치른다. 제주시에서 즐겁고 재밌는 경기를 보여 드릴 테니 경기장에 오셔서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후에는 제주시와 서귀포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증차될 계획이다. 제주시 팬들도 많이 찾아오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