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2018~2019 도드람 V리그 6라운드에서 선두 흥국생명과 2위 도로공사가 맞붙는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왼쪽)과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KOVO 제공
"이번 경기에서 인천 홈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우승이라는 선물을 꼭 드리고 싶다(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우승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에 100% 전력으로 싸우겠다(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사실상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이다. 정규 시즌 우승뿐 아니라 봄배구 티켓과 판도 등이 걸려 있어서 이번 시즌 '최고의 빅매치'로 관심을 모은다.
흥국생명(홈팀)과 한국도로공사(원정팀)는 6일 오후 7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2018~2019 도드람 V리그 6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현재 흥국생명이 승점 59점(20승8패)으로 선두, 도로공사가 53점(19승9패)으로 그 뒤를 쫓는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흥국생명은 6일 경기에서 승리하거나, 5세트 접전에서 패해 승점 1점만 보태도 정규 시즌 통산 6번째 우승을 확정 짓는다. 이 경기에서 0-3 혹은 1-3으로 져도 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건설과 원정 최종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보태면 우승을 차지하게 되지만, 안방 홈 팬들 앞에서 우승포를 터뜨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반면 도로공사는 마지막까지 우승 희망을 놓지 않는다. 도로공사가 6일 흥국생명을 3-0 혹은 3-1로 꺾고, 흥국생명이 9일 현대건설전에서 승점을 쌓지 못한다면 도로공사는 10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승점 3점 확보 시 대역전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 현재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지만,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 더불어 디펜딩 챔피언으로 상대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마음도 편치 않다.
양 팀의 자존심 싸움이 더욱 뜨거울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기세가 아주 뜨겁다. 도로공사는 1월 30일 현대건설전 2-3 패배 이후 파죽의 7연승을 구가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단 한 차례의 연패도 없이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는 동시에 최근 4연승 중이다. 현재 어느 팀과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도 자신감이 넘친다.
두팀의 맞대결에서는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에 3승 2패로 앞선다.
이를 위해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오는 6일 맞대결이 그 무대다. 우승에 훨씬 가까이 다가서 있는 흥국생명이지만, 이번 시즌 도로공사와 맞대결에서는 2승3패로 뒤져 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에 유일하게 도로공사에만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나타낸다. 특히 도로공사가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고, 체력 문제를 극복하면서 상승세를 탄 4라운드 이후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봄배구 길목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상대인 만큼 정규 시즌에서 승부의 균형을 맞추길 희망한다. 정규 시즌 안방에서 가진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졌기에 승리가 더욱 절실하다. 박 감독은 "도로공사는 고참 선수들의 노련한 플레이가 빛나는 팀이다. 우리도 이에 대비해 많이 훈련했다"며 "노력한 만큼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반면 도로공사는 8연승 도전과 동시에 맞대결에서 자신감을 이어 가고 싶어 한다.
양 팀이 이번 시즌 1~2위를 달리는 데는 국내파 해결사의 영향이 크다. 흥국생명은 이재영, 도로공사는 박정아가 있다. 올 시즌 MVP를 놓고 다툴 강력한 후보들이다. 외국인 선수를 제치고 팀 내 공격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공통점을 지닌다. V리그에서 점유율이 30%를 넘는 국내 선수는 두 사람밖에 없다.
양 팀의 국내파 해결사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도로공사 박정아. KOVO 제공 이재영은 득점 전체 3위(574점)로 국내 선수 가운데 1등이다. 특히 5세트를 비롯해 팀이 중요할 때 해결 능력이 돋보인다. 타점이 높고 파워를 갖춘 데다 승부욕도 아주 강하다. 박 감독이 "이재영이 코트에 있냐, 없냐가 다른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할 정도다.
박정아는 득점 5위(565점)로 국내 선수 가운데는 이재영에 이어 2위다. 그러나 이재영과 득점 차는 9점에 불과하다. FA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한국도로공사의 창단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면서 '클러치 박('찬스에 강하다'라는 뜻)'에 이어 '갓정아(god 박정아)' '박용병'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김 감독은 "박정아의 컨디션과 공격에서 활약이 많이 좋아졌다. 특히 결정적일 때 좋은 모습을 보여 준다"고 인정했다.
베레니카 톰시아(흥국생명)와 파투 듀크(도로공사·등록명 파튜)의 자존심 대결도 볼거리다. 톰시아는 득점 2위(579점) 공격 종합(40.39%) 등 기록에서 보듯 맹활약 중이다. 듀크는 교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와 개인 기록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지만, 성공률(43.43%)과 득점(117개) 모두 흥국생명전에서 가장 높다.
정대영-배유나(도로공사) 김세영-이주아(흥국생명)의 센터진, 이효희-이원정(도로공사) 조송화-김다솔(흥국생명)의 세터진, 임명옥(도로공사)-김해란(흥국생명)의 리베로 등 각 포지션 대결도 뜨겁다.
양 팀 못지않게 봄배구 티켓을 놓고 경쟁 중인 GS칼텍스(3위)와 IBK기업은행(4위)도 이 경기에 주목한다. 6일 경기 결과에 따라 도로공사가 정규 시즌 최종전에 임하는 각오나 자세가 달라질 수 있어서 이에 영향받을 수 있는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 역시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볼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