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왓칭(김성기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기 감독과 강예원, 이학주가 참석해 영화를 처음 소개하는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왓칭'은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 당한 여자(강예원)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다. '날, 보러와요' 이후 스릴러 퀸으로 자리매김한 강예원이 선보이는 또 한 편의 스릴러 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김성기 감독은 "'왓칭'은 시시각각 조여오는 시선의 위협과 공포와 싸우는 이야기다. 일상적인 장소가 지옥 같은 공간으로 바뀔 때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공포 탈출 스릴러다"고 설명했다.
김성기 감독은 "사회적으로도 민감한 문제이기도 한데 여성이 계속 쫓기는 입장은 장르 영화의 공식 같은 느낌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어떤 인물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답답하고 휩쓸려다니기만 하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싸운다면 '여성이 항상 쫓겨야 되느냐'에 대한 문제는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극중 강예원은 워커홀릭 영우 캐릭터를 맡아 몸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쳤다. 영우는 능력을 인정받은 커리어우먼 회계사로 불편한 친절을 베풀다 끝없는 집착까지 내보이는 남자 준호에 의해 지하주차장에 감금된 후 필사의 탈주를 펼치는 인물이다.
강예원은 "워커홀릭이지만 여느 회사원과 다를 바 없다. 최대한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려 했다. 주위에 회사원인 친구들이 많아 열심히 관찰했고, 조언을 구하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운을 뗐다.
'왓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도 지하주차장을 갈때마다 뒤를 돌아보면서 경계할 때가 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공감이 되고 흡입력이 엄청났다"며 "현실공포가 진정한 공포가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김성기 감독은 "영우를 처음 떠올렸을 때 일상적인 평범한 회사원 그리고 위협 받았을 때 악착 같이 살아남을 수 있는 악바리의 모습을 생각했다. 강예원은 이 캐릭터에 부합하다는 확신을 했다"고 신뢰감을 표했다. 강예원의 파트너는 '날, 보러와요'에서 함께 호흡맞춘 이학주. 이학주는 이번 영화에서 영우에 대한 삐뚤어진 집착과 소유욕을 가진 준호로 분한다. 준호는 영우가 일하는 건물의 경비원으로 영우가 건네는 음료수 한 병, 말 한 마디에 호감을 느끼며 지나칠 정도로 친절을 베푸는 인물이다.
이학주는 "준호는 아무래도 특이한 인물이다.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마음에 다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대사 톤의 높낮이가 장면마다 달라진다. 촬영 중 높이를 잘못 잡았던 부분이 있었고, 그래서 높이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때 강예원 선배가 '지금 네가 그렇게 하면 이상할 것 같은데 낮추는 게 어때?'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 이후엔 쉽게 잘 풀렸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학주를 '독립영화계 설경구'라고 표현한 강예원은 "두번째 만남이라 그런지 심리적으로 편했고 나 역시 도움을 받았다"며 "이학주는 독립영화계 설경구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건 진짜다. 앞으로 잘 될 배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친구와 작품을 하면 시너지도 많이 얻게된다. 좋았다"고 강조했다.
김성기 감독은 "이학주가 주연을 맡은 '통메모리즈' 라는 작품을 봤는데 굉장히 선이 굵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미팅을 했는데 실제 분위기는 또 굉장히 달랐다. 섬세한 느낌이었다"며 "이학주 배우의 얼굴을 보면 다정함과 잔인함이 공존한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감독이 탐낼만한 인물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