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명가' 바르셀로나가 유럽 축구 역사상 최초로 '세 번째 트레블'에 다가서고 있다.
리그와 FA컵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3개 대회 우승을 동시에 거머쥐는 트레블. 지금껏 유럽에서는 7개 구단만 해낸 역사다. 셀틱(1966~1967시즌·스코틀랜드) 아약스(1971~1972시즌·네덜란드) 에인트호번(1987~1988시즌·네덜란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998~1999시즌·잉글랜드) 바르셀로나(2008~2009·2014~2015시즌·스페인) 인터 밀란(2009~2010시즌·이탈리아) 바이에른 뮌헨(2012~2013시즌·독일)이 그 주인공이다. 이 중 두 번의 트레블에 성공한 팀은 바르셀로나가 유일하다.
2018~2019시즌 바르셀로나. 통산 세 번째 트레블이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 특히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무너진 상황에서 바르셀로나를 저지할 수 있는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우승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는 18일 에스타디오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펼쳐진 2018~2019시즌 라리가 28라운드에서 리오넬 메시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4-1 대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20승6무2패, 승점 66점을 기록한 바르셀로나는 라리가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2위는 승점 56점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바르셀로나는 2위와 10점 차로 달아났다. 남은 경기는 10경기. 바르셀로나의 흐름상 뒤집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역시 우승이 유력하다. 바르셀로나는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무너뜨리며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 상대는 발렌시아. 객관적 전력과 코파 델 레이 우승 경험에서 압도적인 바르셀로나의 우승 가능성이 크다. 두 팀의 결승은 5월 25일에 펼쳐진다.
관건은 UCL이다. 바르셀로나는 4월 11일 맨체스터 유타이티드와 UCL 8강 1차전을 치른다. 바르셀로나의 4강행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4강을 넘어 현재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바르셀로나가 꼽힌다. 지난 시즌까지 3연패를 달성한 레알 마드리드가 조기 탈락했고,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도 없는 상황이다. 8강에 오른 팀 중 바르셀로나를 위협할 만한 압도적인 팀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트레블은 2014~2015시즌이다. 올 시즌 4년 만에 세 번째 트레블이 유력한 이유는 역시나 메시의 존재감이다. 그는 변함없다. 라리가에서 29골로 득점 1위를 질주 중이다. 도움 12개로 도움 순위에서도 1위다. UCL에서도 8골로 득점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의 '마르카'는 "메시가 2014~2015시즌 트레블을 달성할 때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2018~2019시즌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 연합뉴스 제공 메시가 트레블을 달성한다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장면으로 기억될 수 있다. 바르셀로나 황금기를 함께했던 사비 에르난데스(알 사드)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 없이 처음으로 트레블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트리오는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 첫 번째 트레블과 2014~2015시즌 두 번째 트레블을 함께했다. 메시에게 이들은 '영혼의 동료'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비·이니에스타발'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2015년 사비가 바르셀로나를 떠난 뒤 메시는 단 한 번도 UCL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사비와 이니에스타 없이도 트레블을 달성한다면 메시를 향한 평가는 조금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