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의 내레이션으로 '눈이 부시게'가 한층 오랜 여운을 남겼다. 명작다운 행보를 보여줬다.
19일 종영된 JTBC 월화극 '눈이 부시게'는 김혜자(김혜자)의 인생을 완성하며 시간을 초월한 감동과 위로를 전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어느 하나 눈부시지 않은 것은 없었다. 인생은 충분히 살 가치가 있다. 지금을 망치지 말고 오늘을 살아라.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 오래도록 곱씹을 아름다운 엔딩이었다. 시청률은 12%를 돌파하며 월화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4.5%(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한 김혜자의 엔딩 내레이션이었다.
이날 기억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며 김혜자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그렸다. 삶의 굴곡을 겪어낸 70대 김혜자의 고백은 그의 인생을 함께한 시청자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파장을 남겼다. 이 같은 마법은 김혜자 덕분에 가능했다.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눈이 부시게' 출연을 결정, 기획 단계부터 함께한 김혜자는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김혜자 캐릭터로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타임리프를 거듭 시도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잃고 순식간에 25세에서 70대 노인이 된 김혜자로 등장했지만, 실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 반전이 10회 시청자의 뒤통수를 때렸고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혜자의 연기는 달라졌다. 드라마 초반 배우 한지민과 2인 1역인 김혜자 캐릭터를 동시에 소화했던 상황에서는 5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현 21세기를 살아가는 25세 김혜자를 리얼하게 표현해냈다.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노인 연기를 할 땐 이전의 김혜자 캐릭터와는 눈빛부터 달라진 연기를 보여줬다. 지난 세월 속 삶의 아픔과 행복이 묻어나오는 모습이었다. 이뿐 아니라 감동과 웃음의 중심에도 김혜자가 있었다. 갑작스럽게 늙어 버린 현실에 슬퍼하다가도 25세 김혜자의 순수한 모습이 중간중간 튀어나와 미소를 자아냈다.
'눈이 부시게'는 데뷔 56년의 김혜자의 설득력 있는 연기가 만나 삶에 대해 성찰하는 깊이가 한층 더 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