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인터넷은행 '인가전'이 26일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던 '토스뱅크'와 '키움뱅크'는 상반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한 신한금융이 불참을 결정, 이어 줄줄이 주주 참여자들이 불참 의사를 밝힌 토스뱅크에 우려의 시각이 쏟아진 반면, 상대적으로 키움뱅크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24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6일과 27일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 신청을 받고, 5월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신한금융과 토스'가 주축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토스뱅크'와 하나금융·SKT·키움증권 중심의 '키움뱅크'가 양대 산맥으로 떠오르면서, 두 군데 모두 당국으로부터 무난히 인가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주 신한금융이 토스 측과 이견을 보이며 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토스뱅크 진영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토스 인터넷전문은행 추진단은 "지난달 11일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양 사가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 방향 및 사업 모델 그리고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이 상당 부분 차이가 있어 양 사가 논의한 끝에 신한금융이 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스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지향점으로 스타트업 문화·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챌린저 뱅크를 내세운 반면, 신한금융은 생활 플랫폼의 분야별 대표 사업자들이 참여해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포용성을 강조한 오픈 뱅킹 기반의 금융 생태계 확장을 지향해 왔다.
토스 관계자는 "큰 틀에서 양 사의 시각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보니 이후 사업 모델 수립과 컨소시엄 구성 등 실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라는 혁신적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다른 컨소시엄 주주들과 계속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금력과 금융 노하우를 지닌 신한금융이 이탈하면서 이를 믿고 참여하려던 주주들이 줄이탈하고 있는 것. 신한금융이 빠지자 현대해상·한국신용데이터·직방이 불참을 선언했고, 카페24와 무신사도 참여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추가로 지분 투자에 참여할 ICT(정보통신기술) 기업과 협의 진행 등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11번가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상대적으로 제3 인터넷은행 인가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시작할 때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다. 하지만 250억원으로 시작해도 실제로 은행업을 영위하기 위한 자본금은 1조원 이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빠진 신한금융의 공백을 27일까지 막아야 하는데, 자본 확보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당국이 혁신성에 비중을 많이 둔다고 해도 신한금융의 안전성을 기반으로 했을 때만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