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백신 부작용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괴담’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홍역·볼거리·풍진 등을 예방하는 MMR 백신이 자폐증 위험을 높인다거나 홍역 백신이 이슬람 율법에서 금하는 동물인 돼지 추출물로 제작됐다는 것 등이다. 이 같은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아예 근거 없는 얘기들이지만, 이 영향으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물간 감염병'으로 여겼던 홍역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소통홍보이사인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나 전문 학회에서 권고하는 백신 접종은 꼭 해야 한다"며 "개개인이 백신 접종을 해야 집단 면역력이 생겨 사회 전체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와 Q&A로 백신 접종과 관련한 팩트 체크를 해 봤다.
Q.백신 부작용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백신은 되도록 맞지 않는 것이 좋은가. A.국가 또는 전문 학회에서 권고하는 백신은 꼭 접종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권고할 때는 백신 접종의 이득뿐 아니라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백신 부작용까지 모두 고려해 백신 접종 대상자에게 권고한다. 특히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주로 접종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약제와 달리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이후 접종을 권고한다.
또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력을 키우는 것은 우리 공통체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에서 유행하는 홍역이 여행 이후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집단 면역력이 충분하면 그 바이러스가 본인에게 오는 과정이 차단돼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해택을 받게 된다.
그러나 '내가 (백신을) 맞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맞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면 결국 집단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고, 그 사회는 바이러스에 취약해져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된다.
백신 접종을 권고할 때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이득(예를 들어 집단 면역력)까지 고려해서 정한다.
사회적 이득이 크더라도 건강한 사람이 맞는 백신은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이후 결정하는 것이어서 국가 또는 전문 학회에서 권고하는 백신은 꼭 접종하는 것이 좋다.
Q.백신을 접종하면 해당 감염병을 100% 예방할 수 있나. A.백신에 따라 예방 효과가 다르다. 예를 들면 인플루엔자 백신은 항원형이 일치할 때는 60% 정도 예방되고, 항원형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30~40% 정도 예방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대상포진 백신도 60% 정도 예방된다. 그러나 예방 효과가 큰 백신도 있는데, 홍역 백신은 95% 이상 예방 효과가 있다.
Q3.예방접종은 어릴 때 다 맞는데, 성인도 맞아야 하나. A.성인에게 권고되는 백신이 있다. 대표적인 백신에는 매년 가을에 접종해야 하는 인플루엔자 백신과 65세 성인 또는 면역 저하 환자에게 권고되는 폐렴구균 예방 백신이 있다. 이외에 60세 이상에서 권고되는 대상포진 백신과 10년에 한 번 또는 임신 때마다 접종을 추천하는 Tdap·Td 백신이 있다.
Q4.임산부인데, 예방접종을 해도 되나. A.임산부는 임신 주 수에 관계없이 매년 10~11월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또 임신 때마다 임신 27~36주 사이에 Tdap를 접종해야 한다. 이는 엄마에게 백신을 접종해 인플루엔자와 백일해 항체를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해 줘야 하는데, 신생아에게 이런 균에 의한 심각한 감염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Q5.과거 예방접종력을 모르는 경우는 어떻게 하나. A.과거 예방접종력을 모르는 경우는 가까운 의원에 방문해 상담받는 것이 좋다. 특히,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홍역 등에 대한 면역력을 상담한 뒤, 필요하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