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첫 방송된 '스페인 하숙'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알베르게(민박)를 운영하며 순례객들에게 밥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예능이다. 24일 첫 방송된 '미쓰코리아'에서는 한식을 그리워하는 외국인들을 만나 추억의 한식을 만들어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송을 앞둔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은 미국에서 푸드트럭을 열고 자장면·양념치킨·핫도그 등을 파는 리얼리티다. '스페인 하숙'과 '미쓰 코리아'는 금요일과 일요일 편성이다. '현지에서 먹힐까?'는 목요일에 방송될 예정이라 4월 중순이 되면 목·금·일요일에 연예인들이 해외에 나가 일반인에게 밥을 해주는 장면이 송출된다. 이렇다 보니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tvN은 해외에서 밥 해먹는 것만 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미쓰 코리아'는 최근 종영한 올리브 '국경없는 포차'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여론을 tvN도 알고 있다. 한 CJ ENM 예능 PD는 "'스페인 하숙'도 8.3%(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가 나오고, '현지에서 먹힐까?'도 채널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반응이 좋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밥하는 채널이라는 조롱이나 소재 겹치는 예능이 많다는 비판에 대해 내부에서도 자성하는 분위기다. 새 기획안을 낼 때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커피프렌즈'나 '스페인 하숙'이 시청률과 비교해 화제성이 폭발적이지 않은 것도 tvN의 작은 걱정 중 하나다. 그렇기에 tvN은 관찰 리얼리티가 아닌 개성 있는 예능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대탈출' 시리즈가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대탈출' 회당 제작비는 약 2억 원으로, 정종연 PD는 "tvN 예능 중 제작비를 가장 많이 쓴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또 가구 시청률보다도 2049 시청률 추이에 더욱 촉각을 세운다. '대탈출'이 시즌1에서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규모와 제작비를 더 키워 시즌2를 시작한 배경엔 tvN의 색깔을 지키려는 의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