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2018년 감사보고서’와 관련해 금융시장 혼란 초래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혼란을 막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퇴진 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와 상장 폐지 위기에 대한 책임 때문이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부채에 허덕여 왔다. 재무 구조 개선 노력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옥과 CJ대한통운 주식 매각, 자회사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상장을 통해 부채 비율을 줄여 왔다.
그 결과 지난해 1조원가량 차입금을 상환해 2018년 말 기준 남은 총차입금은 3조440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빚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보유 현금(현금성 자산 포함)은 지난해 말 기준 4042억원에 불과하다. 영업 활동에 필요한 현금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등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박 회장은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KDB산업은행에 협조를 요청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이에 하루 만에 감사 의견이 '적정'으로 바뀌면서 상장채권 폐지 사유가 해소됐고 매매가 재개됐으나 시장의 혼란과 기업 가치가 흔들렸다.
그룹은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필두로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또 빠른 시일 내에 외부 인사를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대주주로 그동안 야기됐던 혼란에 대해 평소의 지론같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차원에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은 물론이고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그룹의 경영 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29일 예정된 금호산업 주총에서 박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연임 안건은 주총 출석 주주의 지분 50% 이상을 획득하면 가능한데, 금호산업 대주주인 금호고속이 지분 45%를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