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파이터 안젤라 리가 싱가포르 종합격투기 원 FC(원 챔피언십) 두 체급 석권에 도전한다.
여자 아톰급 챔피언 안젤라 리(23·싱가포르)는 오는 31일 일본 도쿄 국기관에서 열리는 원 챔피언십 93 대회 메인 이벤트(JTBC3 FOX Sports 중계)에서 3차 방어전에 나서는 챔피언 슝징난(중국)을 상대로 여자 스트로급 타이틀전을 치른다. 안젤라 리가 승리할 경우 대회 여자 선수 역사상 처음으로 두 체급 통합 챔피언에 오른다.
안젤라 리는 1996년 7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싱가포르 출신인 아버지 켄과 한국인 어머니 주얼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종합격투기체육관을 운영한 덕분에 안젤라 리 역시 여섯 살 때 자연스럽게 종합격투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그는 일골 살 때인 2011년 미국에서 첫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 갔다. 안젤라 리는 새벽 5시에 눈떠 체육관으로 출발한다. 밥 먹는 시간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에 6시간에서 7시간 정도 훈련하는 지독한 연습벌레다. 시합날이 다가오면 아예 체육관에서 살다시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안젤라 리는 아시아 종합격투기계가 주목하는 신예다. 163cm의 작은 체구에서 강력한 펀치와 끈적한 그라운드 기술을 앞세워 상대를 쉴 새 없이 몰아붙이는 공격 본능 덕분이다. 2015년 5월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후 9경기에서 9전 전승을 거두며 무패 행진을 달린다. 지난해 5월에는 야마구치 메이(일본)를 판정승으로 꺾고 마침내 아톱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데뷔한 지 불과 1년 만에 이룬 성과다. 격투기팬들은 거침없다는 뜻의 '언스토퍼블(Unstoppable)'이라는 별명을 그에게 붙였다.
안젤라 리의 필살기는 그래플링 기술이다. 자신의 첫 6경기 중 5경기를 서브미션 승으로 장식했다. 그는 데뷔전에서 1라운드 암바승을 거뒀고, 4개월 이후 벌어진 2번째 경기에서도 1라운드를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끝냈다. 3차전은 백미였다. 안젤라 리는 UFC 대회에서도 남녀부를 통틀어 단 한 번밖에 나오지 않은 트위스터로 경기를 끝냈다. 그는 한국계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혜미라는 한국 이름도 있다. 은혜롭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한편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처음 개최하는 원 챔피언십이다. 최근 미국 UFC를 떠나 대회사와 계약한 파이터 추성훈(일본 이름 아키야마 요시히로)도 대회를 관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