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IS] '아스달' 스태프 "장시간 촬영 강요" vs 제작사 "주 68시간 준수 노력"
등록2019.04.10 18:05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가 스태프들에게 장시간 촬영을 강요하는 등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아 고용노동청에 고발당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아스달 연대기'의 부당한 근로 환경을 규탄했다. 한빛센터 이용관 이사장과 희망연대 김두영 지부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용노동청에 정식으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아스달 연대기'와 관련된 스태프들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스달 연대기'는 스태프들에게 1일 25시간 이상의 노동을 밀어붙였고, 브루나이 촬영에서는 최장 7일간 151시간 30분 휴일 없이 연속 근로를 강제한 것으로 한빛센터와 방송스태프지부는 파악했다. 특히 브루나이 촬영에서는 현지 코디네이터가 안전상의 이유로 철수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야간에 촬영을 강행했다. 좁고 얕은 강에서 카약을 타고 들어가 촬영하는 위험한 상황이다. 결국 숙소로 돌아가는 중 방송스태프의 팔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빛센터와 희망연대가 공개한 스태프 자필 메모에는 "연출자는 그날의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스태프들의 잠이든 뭐든 별 신경 안 썼다" "스태프들이 조심히 노력했기에 사고가 안 났지만 언제 사고가 나도 당연한 거였다" "현지인들이 우리를 불쌍하게 느낄 정도였다" "카메라팀 3명 염좌로 인해 양발이 퉁퉁 부어서 병원에서 조치 받고 숙소에서 쉼" "현지 인원들도 해지기 1시간 전에 철수 안 하면 위험하다고 해도 연출자가 신경 안 쓰고 감행함" "해 다 떨어지고 인원 철수까지 4시간 소요 암흑 속에서 휘청거리며 배타고 내려옴" 등이 적혀 있었다.
이와 관련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가이드 정착 초기에 어려움도 있지만 주 68시간 제작 시간, B팀 운영 등을 준수하며 제작환경 개선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 현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미술 분장팀 촬영시간' 등은 산정의 기준이 다르며, 기타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해 서로간의 확인이 필요하다. 고용노동부의 요청 등이 있을 경우 적극 협조할 계획이며 가이드가 전 제작과정에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는 입장을 전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9월 하루 근무시간 14시간, 주 근무시간 68시간 제한 등을 약속하는 제작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협력 제작사에 전달했다. 이를 위해 B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불가피하게 14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충분한 휴식을 위해 다음 날 촬영 시간을 조정하거나 휴가 부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아스달 연대기' 스태프들에 따르면 이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제작사는 지키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하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