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정(35)씨는 어느덧 18년째 맥도날드와 연을 맺고 있는 '크루'다. 2001년 고등학교 졸업 이후 맥도날드에 입사한 그는 현재 부산 연제구 토곡점에서 근무하는 베테랑 직원이다.
이렇게 긴 세월을 맥도날드와 함께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한다. 장씨는 고교 재학 시절에 "맥도날드에서 장애인 직원을 채용한다"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맥도날드에 원서를 내서 합격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긴 세월을 맥도날드와 함께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장씨의 주 업무는 레스토랑에서 고객 안내를 하고, 고객들이 식사하는 공간인 로비를 정리하는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맥도날드에서 하는 일에 애착이 강해진다고 한다. 장씨는 "레스토랑에서 만나는 고객들이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환한 미소가 삶의 원동력"이라며 웃었다.
맥도날드의 고객 대면 최일선에 있는 크루로 나름의 철학과 원칙도 있다. 고객 상황에 따라 맞춤형 응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장씨는 "평소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눈여겨봤다가 단골 고객에게는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넨다. 또 어린 고객이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몸을 낮추고 눈을 맞춰 이야기를 나눈다"며 "고객이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받았다고 얘기해 주시거나 청소를 깨끗하게 한다고 칭찬해 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맥도날드에서 장애의 편견을 딛고 일어선 장씨는 그와 같은 취업 시장 취약 계층에게 희망을 준다. 그는 "저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도 한 분야에서 오래 성실히 일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면 꼭 기회가 올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장애인 직원을 고용해 온 맥도날드는 현재 187명의 장애인 직원이 근무한다. 장애인 고용률은 3.49%로 민간사업주 장애인 의무고용률(2019년 기준 3.1%)을 상회한다.
특히 맥도날드는 다른 기업에서 채용이 어려운 중증 지적 장애인들을 주로 채용하는데, 이들에게 적합한 업무를 배정하기 위해 레스토랑 내부 청결을 유지하고 시설 관리 및 유지를 담당하는 '메인터넌스' 직무를 개발했다.
장씨는 최근 10년 이상 근속한 장애인 직원 20여 명에게 주는 조주연 맥도날드 사장 명의의 감사 메시지와 선물을 받았다. 매사 모범이 됐다는 것을 본사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조 맥도날드 사장은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레스토랑을 환히 밝혀 주는 장애인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며 "맥도날드는 '햄버거를 서빙하는 사람들의 회사'라는 사람 중심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조직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장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씨 역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배려와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서로 돕고 이해하며 지금처럼 잘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