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 SK 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 통합 MVP(최우수선수) 류은희(29)가 유럽 무대에 진출한다.
류은희는 22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SK슈가글라이더즈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8득점·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27-20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 8득점·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2득점에 그쳤다.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코칭 스태프의 주문을 이행했지만 팀의 골 결정력이 저조했다. 결국 3차전에서 자신이 한 발 더 뛰었고, 중거리슛과 경기 조율 모두 돋보이며 초반 기세 싸움을 이끌었다. 팀을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자신은 정규시즌에 이어 챔프전도 MVP에 올랐다. "마지막에 우리 팀다운 경기력을 보여줘서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
깜짝 발표가 있었다. 이날 경기는 류은희의 고별 무대였다. 당분간 그의 모습을 코리아리그에서 볼 수 없다.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유럽 진출을 발표했다.
강재원 부산시설공단 감독이 운을 띄웠다. "앞으로 여러 가지 얘기가 있을 것 것이다"며 "류은희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길 것 같다"고 했다. 발언의 명확한 의미를 묻자 선수의 해외 진출이 성사된 사실을 밝혔다.
강 감독은 "오늘이 나와 류은희가 같은 팀에서 뛰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며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그에게 관심을 갖는 선수가 많아졌다. 해외 진출 계보가 한동안 끊겼다. 한국 선수들이 더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선수도 오래전부터 유럽 무대를 원했고 나도 적극 찬성했다"고 전했다.
류은희가 향하는 무대는 프랑스다. 소속팀과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공식 발표 전 해당 팀과 조율이 필요한 사안들이 있다고 한다. 류은희가 유럽 무대에 서면, 오성옥 현 여자청소년국가대표 감독이 은퇴(2011년)한 뒤 끊긴 계보가 다시 이어질 수 있다.
선수는 팀이 통합 우승을 거둔 자리에서 자신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말을 아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각오를 전했다.
류은희는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꿈꿨다. 더 미루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열심히 하고 잘해서 한국 선수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 다른 선수들도 길이 열릴 것이다. (해외 진출 선수가 늘어나면)대표팀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더 성장해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부산시설공단의 우승에 도움을 주신 지도자, 스태프 등 많은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