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시간 쌓고 쌓은 내공과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선물한 이성민과 한지민이 영광스러운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된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남녀최우수연기상은 '공작(윤종빈 감독)' 이성민과 '미쓰백(이지원 감독)' 한지민에게 돌아갔다.
지난 2015년 드라마 '미생'으로 51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던 이성민은 4년만에 영화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까지 거머쥐며 명실공히 '백상의 남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영화부문에서는 첫 수상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공작'은 '믿고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넘어 본격적인 '이성민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 준 작품. 이성민은 '공작'으로 생애 첫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고, 각종 시상식 트로피를 싹쓸이 하는데 성공했다. 백상예술대상 역시 이성민을 놓치지 않았다.
이성민은 '공작'에서 엘리트 북경 주재 대외경제위 처장이자 북한 외화벌이 총책임자 리명운 역할을 맡아 오직 이성민만이 할 수 있는 연기와 정서로 북의 최고위층 인사의 모습을 완성시켰다. 리명운의 비주얼·대사·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눈빛은 여전히 생생하다.
연극무대를 통해 연기에 처음 발을 들인 후, 오랜 무명세월을 거쳐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장악하는 배우로 거듭난 이성민이다. 이성민이 거쳐 온 길을 모두가 지켜봐 왔기에, 제 자리에 안주하지 않은 채 매해 도전하고 성장하는 이성민은 그 자체로 많은 이들의 희망이 됐다. 최고의 위치에 오른 지금, 이성민의 인생극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데뷔 16년차 한지민은 생에 처음으로 백상예술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미쓰백'으로 배우 인생 2막을 열면서 동시에 '트로피 꽃길'을 걷기 시작한 한지민은 백상예술대상 수상자로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미쓰백'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미쓰백이 세상에 내몰린 자신과 닮은 아이를 만나게 되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아동학대 소재를 전면에 내세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한지민은 극중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 백상아를 표현하기 위해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비주얼뿐만 아니라 연기 변신까지 꾀하면서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작품도, 캐릭터도 의외의 선택이라는 우려는 최선의 결과로 탈바꿈 됐다.
연기보다 비주얼, 배우보다 스타 이미지가 더 강했던 한지민은 '미쓰백'을 통해 '배우 한지민'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예쁜 미모가 얼만큼 새로운 얼굴로 보일 수 있는지 연기로 증명한 셈. 한지민의 무한한 가능성. '미쓰백' 최고의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