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한국에 돌아가길 바랐다." (가빈 슈미트·33) "항상 한국이 좋았고, KOVO 리그가 그리웠다." (마이클 산체스·31)
지난 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시작한 2019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도전장을 내민 가빈과 산체스의 희망이다.
가빈(208cm)과 산체스(206cm)는 KOVO 무대에서 익숙한 얼굴이다. 가빈은 2009~2010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3년 연속 삼성화재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고, 챔프전 MVP·정규 시즌 득점왕 3연패를 달성했다. 당시 '괴물 공격수'라고 불렸을 정도로 높은 점유율에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였다. 산체스도 2013~2014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3년 연속 대한항공에 몸담을 만큼 기량을 검증받았고, 2013~2014시즌에는 서브왕에 올랐다.
시간은 흘렀지만 사전 선호도 평가에서 산체스가 1위, 가빈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매력적인 자원으로 손꼽힌다. 산체스는 1개 구단으로부터 2위를 받는 데 그쳤지만, 구단들의 고른 추천을 받았다. 가빈은 2개 구단으로부터 평가 1순위에 뽑혔다.
코트 곁에 서서 꼼꼼히 연습 경기를 지켜본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가빈과 산체스와 (현장에 없는) 리버맨 아가메즈까지 세 선수는 다른 지원자들과 수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KOVO 복귀를 강력하게 희망한다.
가빈은 전날 그리스리그 파이널 경기를 치르고 합류했다. 그는 "언제나 한국에 돌아오길 바랐다. 빅리그에서 뛰고 싶어 러시아 등으로 진출했지만, 한국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 좋게 남아 있어서 다시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도 지켜봤다고 한다.
7년간 그리스와 폴란드·일본 리그에서 뛴 그는 "매우 많은 것을 배웠다. 국가대표로도 뛰고, 터키에서 2시즌을 보내면서 많이 경험했다. 한국에서 뛸 때는 어렸기에 잘 모르는 것이 많았는데, 다른 리그를 경험하면서 성숙해졌다"며 특히 "어렸을 때는 점프만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영리하게 플레이할 줄 알게 됐다. 이전보다 노련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에서만 뛰었던 가빈은 "(트라이아웃에 지명된다면) 어느 팀으로 갈지 모르지만,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떤 팀에 가든 잘 어울릴 수 있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산체스는 '우승'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예전에 뛰었던 3년 동안 챔피언결정전에 한 번도 못 갔다. 중간에 다쳐서 우승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챔프전까지 가고 싶은 강한 의지가 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 창단 이후 처음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그 역시 "여러 경험을 하며 예전보다 성숙해졌다.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에서 뛰면서 다양하게 경험했다"며 "3월 말에 시즌이 끝난 뒤 쿠바에 돌아가서 쉬었지만, 비치 발리볼이나 헬스를 하면서 컨디션을 관리해 왔다. 현재 비시즌이라 완벽한 몸은 아니지만, 프리시즌이 시작되면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전 선호도 1위 선정에 대해선 "평생 살면서 1번 픽은 처음 받아 봤다. 지금 (사전 선호도 순위에 따라 등번호) 1번을 달고 있지만, 더 많이 보여 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더 많은 것을 보여 주겠다"고 약속했다.
대한항공에서만 3년간 뛴 산체스는 "대한항공은 좋은 팀이고 훌륭한 선수들도 많지만, 어떤 팀에 가게 되든 상관없다. 브라질에서는 2부리그 팀에서도 뛴 적이 있다"며 "이번에 V리그에 복귀한다면 우승하고 싶다.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