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 제품 유통업체 1위 롯데하이마트가 영업 이익 하락 우려 속에서도 '고급화 및 온라인 판촉 강화' 기조를 이어 가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 경쟁이 심화되고 영업 환경 역시 어려워지고 있지만 적극적인 투자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재신임을 받고 5년 연속 롯데하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이동우 대표이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롯데그룹의 지지 속에 롯데하이마트의 체질까지 개선한다고 볼 수 있어서다.
매출 늘었는데…영업 이익은 감소?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369억원, 영업 이익은 242억79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9524억8600만원보다 8.9%(844억원) 증가했지만 영업 이익은 종전 413억7800만원보다 41.32%(171억원) 떨어졌다.
당기 순이익도 298억200만원에서 153억6800만원으로 48.4%(144억3400만원) 줄어들면서 수익지표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일부에서는 롯데하이마트의 1분기 실적을 두고 '어닝쇼크'라는 단어까지 썼다.
롯데하이마트는 올 1분기 점포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개 점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점당 매출액 또한 8.5% 증가하는 등 전체 매출이 9%에 가깝게 증가했다.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거론되면서 공기 청정기 판매가 늘었고, 가정용 의류 관리기인 스타일러나 건조기 판매고도 짭짤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에어컨·건조기 등 백색 가전 매출이 24% 증가했고 공기 청정기를 포함한 생활 가전 매출도 18% 신장했다.
그러나 영업 이익이 당초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돌자 각 증권사는 롯데하이마트의 목표가를 일제히 조정했다. 대신증권·NH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 등도 3~11%까지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영업 이익이 보수적인 당사 추정치보다 20% 하회하는 부진을 보였다. 2019~2020년 추정 EPS(주당순이익)를 각각 4.9%·2.4%로 하향 조정한다"며 목표 주가도 5% 내려 잡았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의 1분기 실적은 외형은 양호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가전업계 채널 간 경쟁 심화로 매출 총이익률 및 영업 이익률은 모두 2%포인트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매출액은 기존 전망치 대비 1.8% 상승하지만, 영업 이익은 8.9% 하향한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롯데하이마트 체질 개선…이동우의 '승부수'
사실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하락은 예상된 부분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4조1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 이익은 10.1% 감소한 186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은 무려 45.3%나 급감한 812억원에 그쳤다.
단기 실적에 목이 마른 기업은 곳간을 걸어 잠근다. 투자나 채용도 하지 않는다.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이익도 늘어난다.
그러나 롯데하이마트 측은 지난해 실적 발표 이후 "온라인 부문 강화로 인해 홍보비와 시스템 구축 등에 투자가 있었다. 또 대규모 채용도 있었다. 온라인 강화는 업계 추세"라면서 현 기조를 이어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쳤다.
올해도 공격적 투자와 변화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은 물론 오프라인 채널의 대대적 변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우선 소비자들이 하이마트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해외 판매 제품까지 비교해 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종전 매장을 체험형 공간으로 바꾼 '옴니스토어'도 올해 20개점을 돌파할 전망이다.
옴니스토어는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체험을 강화하되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구매를 편리하게 한 특화 매장이다. 기존 매장보다 가전제품의 구성을 프리미엄 상품 위주로 배치해 고객들이 편리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소파와 북카페 등 휴식 공간은 물론 비치된 태블릿PC를 통해 매장에 없는 15만 개 이상의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이 같은 변화는 이동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2015년 3월 부임 이후 롯데하이마트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끈 이 대표는 각종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롯데그룹으로부터 11월 재신임받았다. 업계는 롯데하이마트의 프리미엄화 및 온라인 강화에 따른 투자 역시 모그룹의 신뢰 속에 이 대표가 단행하고 있다고 본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옴니스토어는 고급 제품이 더 많이 팔리고, 온라인 소비가 강화되는 현 시장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회사의 큰 방향 중 하나"라며 "반드시 필요한 곳에 투자한다. 당장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미래도 없다는 것이 회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