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멜로와 판타지 로맨스의 맞대결 속 시청자들의 안방 리모컨은 어디로 향할까. 수목극 격전지 새로운 판이 깔린다.
오늘(22일) MBC 새 수목극 '봄밤'과 KBS 2TV 새 수목극 '단, 하나의 사랑'이 동시 출격한다. 하지만 두 드라마의 방영 시간대는 다르다. MBC는 월화수목 미니시리즈를 시청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오후 9시로 1시간 앞당겨 방송한다. '봄밤'부터 적용된다. '단, 하나의 사랑'은 기존 시간대에 맞춰 오후 10시에 전파를 탄다. 시간대 변경이 시청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봄밤'은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 안판석 PD와 김은 작가, 배우 정해인이 재회한 작품이다. 세 사람이 '제2의 예쁜누나'가 아닌 전작과 어떠한 차별점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단, 하나의 사랑'은 '시청률 보증수표' 신혜선과 아이돌 선입견에서 벗어나고픈 김명수(엘)의 열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두 사람이 만들어낼 시너지 역시 주목된다.
미리 확인한 대본·티저·배우·제작진에 근거해 일간스포츠 방송 담당 기자들이 '편파레이더'를 가동했다. ▶MBC '봄밤' 줄거리 : 도서관 사서 한지민과 약사 정해인의 일상을 파고드는 현실적인 고민과 갈등, 사소한 것들에 녹아져 있는 설렘을 담은 현실 멜로. 등장인물 : 한지민·정해인·김준한·임성언 등
김진석(●●○○○) 볼거리 : 그냥 딱 '안판석' 드라마다. 소소한 일상이 녹아든 그런 느낌이다. 장르극에 지쳐있고 현실과 괴리감이 심한 작위적 드라마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겐 환영받을 드라마. 한 시간 당긴 편성도 수목 격전지에 이득이다. 뺄거리 : 한지민·정해인의 조합은 처음이나 손예진의 아우라가 강해서일까 '밥누나' 잔상이 여전히 남아있다. 제작발표회에서 다정해 보였지만 뭐라 그럴까 '보여주기식'의 느낌. MBC 로고만 가리면 정해인은 '밥누나'인지 '봄밤'인지 헷갈린다.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기 어려운 캐릭터지만 그래도 아쉽다.
황소영(●●●○○) 볼거리: 아름다운 벚꽃을 풍경으로 한지민과 정해인의 설렘 가득한 사랑이 시작된다. 안판석표 드라마답게 일상적인 느낌을 주는 멜로다. 자극적이지 않고 가공된 느낌이 없다. 안판석 감독이 직접 밝힌 대로 이번 작품은 '예쁜누나'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OST를 만나볼 수 있다. 보는 눈과 듣는 귀가 즐거운 작품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정해인이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연하남이 아닌 싱글대디로서 새로운 사랑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일단 비주얼 변신은 성공. 뺄거리: '예쁜누나'라는 비교 대상이 있다는 점은 '봄밤'에게 기대를 주는 동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안판석 감독은 차별점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가 되는 이야기에 집중했다고 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 이야기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작과 조금은 다른 색채의 멜로물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한지민은 전작 손예진의 아우라에서 벗어나야 한다. '봄밤'에서 한지민의 연기가 그만큼 중요하다.
이아영(●●●○○) 볼거리 : 안판석 감독 스타일이 그대로 녹아든 로맨스다.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스며들 수밖에 없을 터다. 수목극에 로맨스가 포화 상태이긴 하지만 안판석 감독이라는 브랜드와 한지민·정해인 조합으로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로맨스는 케미스트리다. 동글동글 빚어놓은 듯 그림체도 비슷한 두 사람, 이미 비주얼 케미는 만점이다. 뺄거리 : 잔잔하게 흐르는 OST, 영상의 색채나 분위기, 로맨스와 어우러지는 현실적인 이야기까지. 안판석 감독의 전작 '예쁜 누나'와 비슷한데, 주연까지 같으니 더더욱 기시감이 든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다르더라도 이를 전달하는 방식이 유사하다면 시청자는 비슷하게 느끼게 된다. ▶KBS 2TV '단, 하나의 사랑' 줄거리 : 사랑을 믿지 않는 발레리나 신혜선과 큐피트를 자처한 사고뭉치 천사 김명수의 판타스틱 천상 로맨스. 등장인물 : 신혜선·김명수·이동건·김보미 등
김진석(●●●○○) 볼거리 : 내용만 보면 허무맹랑하다. 텍스트만 보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데 영상으로 잘 풀어냈다. 나름의 영상미와 배우들의 조합이 기대 이상이다. '닥터 프리즈너'가 잘 차려놓은 시청률 밥상도 고스란히 '단사랑'의 몫이다. 뺄거리 : 연기다. 김명수가 '아이돌 치고'라는 수식어가 계속 붙지만 아직은 완전히 믿을 순 없다. 얼만큼 받아줄지가 관건. 주말극의 신데렐라에서 미니시리즈 주인공까지 오른 신혜선, 이번엔 뭔가 보여줘야한다.
황소영(●●●○○) 볼거리: 신혜선이 캐릭터를 위한 혹독한 자기 관리를 보여줬다. 발레리나 역할에 어울리는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연기력에 있어선 흠잡을 곳 없는 배우이기에 김명수와의 시너지가 중요한 상황. 두 사람 모두 전작 시청률 스코어가 좋았고 '닥터 프리즈너'의 후광 효과까지 있기에 기존 시청층만 잡아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또 김보미는 실제 발레를 전공한 전공자. 실감 나는 연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뺄거리: 달달한 판타지 로맨스를 좋아하는 시청층이 KBS 고정 시청층을 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든다. 전작 '닥터 프리즈너'는 독특한 색채를 띈 장르물이었다. 폭넓은 지지를 받았는데, 과연 이를 이어갈 후발 주자로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관건. 경쟁작에 비해 초반 기대감을 주는 캐스팅 라인업이 밀리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이아영(●●○○○) 볼거리 : 아름다운 발레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금니나 역에는 무용과 출신 김보미가 캐스팅됐다. 신혜선도 캐릭터 연구만큼이나 발레 연습에 매진했다. 최수진 안무감독이 발레 안무를 짜고, 서울발레시어터 무용수들이 극 중 발레 단원으로 출연하는 등 발레 장면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 뺄거리 : 판타지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단, 하나의 사랑'은 다소 일차원적이고 유치하다. 남자주인공이 천사인데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했다기보단 기존의 천사 이미지를 차용했다. 순진무구하고 밝은 천사가 까칠한 여주인공의 상처를 치유하며 사랑을 키운다는 내용도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