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줄곧 이어 온 '괴물 모드'는 아니었다. 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 속에 시즌 7승째를 달성했다.
류현진(32·LA 다저스)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19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피안타 2실점으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기대를 모은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투타 맞대결은 강정호(피츠버그)가 여전히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가 우천과 낙뢰 예보로 예상보다 1시간 45분 늦게 시작한 탓인지 류현진은 평소보다 컨디션이 떨어졌다.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10안타(종전 8개)를 맞았으나 2실점만 허용하고 버텼다.
류현진은 시즌 7승(1패)째를 챙겨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3위로 올라섰다. 피츠버그를 상대로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승을 거둔 그는 6차례 맞대결에서 6전 전승의 좋은 기운을 이어 갔다.
특히 평균자책점은 1.52에서 1.65(65⅓이닝 12자책)로 다소 올랐으나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유지했다. 탈삼진은 3개밖에 없었지만 제구력 장인답게 볼넷은 단 1개(시즌 전체 4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최근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이어 갔다.
피츠버그는 좌투수 류현진을 맞아 스위치 타자를 포함해 좌타자를 무려 8명이나 포진시켰다.
1회 공 7개를 모두 스트라이크, 또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출발한 류현진은 1-0으로 앞서던 2회말 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마감했다. 이달 21경기에서 타율 0.398·10홈런을 때려 낸 4번 타자 조시 벨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후속 멜키 카브레라를 포수 앞에 떨어지는 땅볼로 유도했으나 포수 러셀 마틴이 3루에 악송구해 벨이 홈을 밟았다. 이어 류현진은 프란시스코 세르벨리와 콜 터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점째를 내줬다.
류현진은 이후에도 매 이닝 안타를 맞았으나 야수진의 호수비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2-2로 맞서던 3회말 1사 이후 스타를링 마르테와 벨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몰린 1·2루에서 카브레라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2-2로 맞서던 4회에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상대 선발 조 머스그로브에게 펜스를 직격하는 1타점 2루타(개인 통산 8호)를 뽑아냈다.
기분 좋게 4회말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선두 케빈 뉴먼과 후속 디아스에게 2루타를 맞고 무사 2·3루에 몰렸지만, 콜 터커와 머스그로브에게 외야 뜬공을 유도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다저스 중견수 알렉스 버두고와 우익수 코디 벨린저의 강한 어깨에 3루 주자 터커는 홈을 파고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2사 2·3루에서 애덤 프레이저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감했다.
류현진은 6-2로 앞서던 5회에도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위기에 놓였으나 앞서 안타 2개를 내준 4번 타자 벨에게 유격수 앞 병살타로, 후속 카브레라는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감했다. 6회 2사 3루에선 제이콥 엘모어에게 2루타성 타구를 맞았으나, 멋지게 점프한 우익수 벨린저가 펜스와 충돌하며 공을 잡는 슈퍼 캐치로 실점하지 않았다.
다저스 타선은 이날 2루타 8개를 뽑아내는 등 5회 3점·6회 1점을 뽑아 지원했고, 투구 수 93개를 기록한 류현진은 7회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를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