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와 함께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윤식당' 등 인기 예능을 만든 이우정 작가는 지난해 8월 외주제작사 '에그 이즈 커밍'을 설립했다. 에그 이즈 커밍은 나영석 PD가 크리에이터 역할을 한 tvN '커피프렌즈'부터 외주제작사로 참여했고 지난 24일 종방한 '스페인하숙'도 마찬가지. '강식당2' 등 앞으로 나영석 사단 예능은 에그 이즈 커밍을 통한 외주제작 형태가 될 예정이다.
오래전부터 방송가에는 나영석 PD가 가까운 시점에 CJ ENM에서 독립해 제작사를 차릴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나영석 PD가 이재현 CJ그룹 회장(27억2700만원)·이미경 CJ그룹 부회장(26억400만원)보다 더 많은 연봉(40억760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문도 힘을 잃었다. 대신 나영석 PD와 한 몸처럼 움직이는 이우정 작가의 제작사를 통해 크리에이터 집단의 정체성을 살리고 나영석 사단만의 개성을 더욱 날카롭게 벼리는 새로운 모델을 시도 중이다.
한 예능 관계자는 "나영석 사단의 성공 가도에 없어서는 안 될 이우정 작가에게 더 힘을 실어 주기 위한 표면적인 변화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그 이즈 커밍은 단순 외주제작에 그치지 않고 나영석 예능의 색깔을 강화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최근 개설된 유튜브 채널 '채널 나나나'가 그 증거다. '팀 나나나 공식 채널'이라고 소개한 채널 나나나의 첫 콘텐트는 '강식당2' 시그널곡을 만드는 송민호와 피오의 모습을 담은 셀프 카메라다.
tvN 관계자는 '채널 나나나'에 대해 "나영석 PD 예능의 비하인드 영상, 비공식 영상이 올라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운영 주체는 나영석 사단에 소속된 제작진이다. 송민호와 피오의 '강식당2' O.S.T 제작기는 오직 '채널 나나나'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트다. 앞으로 이런 색다른 시도를 '채널 나나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능국 PD는 "지금의 예능국은 CP 혹은 국장 체계다. 이런 관료제 시스템에서는 트렌드 변화 속도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위기 의식이 예전부터 방송국 내에 있었고 많은 현직자가 공감했다. 실무진뿐만 아니라 임원진들도 궁극적으로는 할리우드처럼 크리에이터 중심의 스튜디오 제작 방식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사실 이우정 작가는 나영석 PD·신원호 PD와 원래부터 한 팀이었기 때문에 제작사 설립이 큰 의미는 없을 수 있지만 '나영석 사단'이 더 공고해지는 변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