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U-20) 월드컵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든든한 '철벽 수문장' 이광연(20·강원FC)의 '명품 선방'이 있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2일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전반 39분에 터진 최준(20·연세대)의 결승골로 에콰도르를 1-0으로 눌렀다. 이로써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넘어 한국 남자 축구론 사상 처음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냈다. 한국의 승리 뒤엔 주전 골키퍼 이광연의 눈부신 선방이 있었다. 상대의 파상공세에 연이어 몸을 던져 막아내 수퍼세이브를 선보였다.
특히 후반 추가 시간, 종료 직전에 레오나르도 캄파냐가 시도한 헤딩 슈팅을 이광연이 몸을 던져 막아낸 장면은 압권이었다. 역동작이었지만 순발력으로 막아낸 이광연의 수퍼세이브 덕에 1-0 리드를 끝까지 지킨 한국은 U-20 월드컵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경기 후 이광연은 "우리가 월드컵 준비하면서 우승하겠다고 했는데 그 문턱 앞까지 왔다. 너무 감동이다.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준 국민들께 감사하다. 마지막 한 경기다. 모든 힘을 다 쏟아붓고 돌아갈 생각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광연은 "오늘이 최대 고비였다. 세네갈전에서 연장 승부와 승부차기까지 갔고 휴식 시간이 짧았다. 그러나 동료들이 정말 잘 뛰어줬다"며 동료들에 공을 돌렸다. 많은 사람들이 크게 예상하지 못했던 결승 진출이었지만 이광연은 "우리는 할 줄 알았다. 자신감이 있었다. 우리는 모든 선수들이 한 팀이라고 느꼈기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캄파냐의 슈팅을 막아낸 상황에 대해 이광연은 "마지막에 막긴 막았는데 선수들이 각을 잘 좁혀줘서 막기 편하게 왔다. 그게 또 어려운 볼이긴 했는데 진짜 간절했다. 어떻게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 3경기 등 총 6경기에서 빛나는 경기력을 펼쳐보이고 있는 이광연은 '빛광연'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런 별명이 영광스럽다"던 이광연은 "나 아니었어도 다른 골키퍼들이 뛰었어도 빛났을 것이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 16일 오전 1시 우크라이나와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해 스페인 전지훈련에 우크라이나와 연습경기를 치른 바 있었다. 이광연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0-1로 졌다. 우크라이나가 어떤 전력이든 잘 하러 나올 거다. 우리가 빨리 분석하고 이미지 컨트롤해서 경기장에서 보여줘야겠다"고 말했다.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 다시 준비하겠다"던 이광연은 "좋은 게 길어지다보면 사람이 나태해진다. 자신감보다는 자만감이 된다. 웬만하면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 다시 자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