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1골 4도움을 기록 중인 이강인. 과연 골든볼을 수상할 수 있을까. 사진=연합뉴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1979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2005년) 세르히오 아구에로(아르헨티나·2007년) 폴 포그바(프랑스·2013년)…과연 이 화려한 이름 뒤에 이강인(18·발렌시아)의 이름이 새겨질 수 있을까.
세계 축구사에 이름을 남긴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최우수선수상(MVP)에 해당하는 '골든볼' 수상자들이라는 점이다. 성인 월드컵에 비해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세계가 이 대회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골든볼' 수상자 명단에서 드러난다. 바로 새로운 스타들의 '등용문' 역할이다. 이들 외에도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당시 유고슬라비아·현 크로아티아·1987년) 아드리아누(브라질·1993년) 세이두 케이타(말리·1999년)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들이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골든볼'은 대회 기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인데, 주로 4강 이상 진출한 나라의 '에이스'들이 받는 경향이 크다.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월드컵 무대 결승에 오른 U-20 대표팀에서 '골든볼'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국의 결승 진출과 동시에 유력한 '골든볼' 수상 후보로 떠오른 이강인은 대회 내내 만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골 4도움으로 5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인 이강인은 숫자 외적인 부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4강전 에콰도르와 경기에서도 최준(연세대)의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창의력 넘치는 플레이와 날카로운 패스, 자로 잰 듯한 크로스 능력에 개인기까지 겸비한 이강인은 자타공인 대회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가 개막하기 전부터 FIFA가 선정하는 '주목할 선수' 10명에 선정될 만큼 기대를 모았던 이강인은 두 살 위의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뤄 손색없는 활약을 펼쳐 왔다. 만 18세로 나이만 놓고 보면 대표팀의 막내지만, 팀 내에서 에이스에 중원 사령관 역할까지 겸비하고 있어 존재감이 크다. 대표팀 성적까지 따라 준 덕분에 남자 축구 최초의 FIFA 주관대회 '골든볼' 수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금까지 FIFA 주관대회에서 골든볼을 받은 한국 선수는 남녀 통틀어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이끈 여민지가 유일하다. 당시 여민지는 8골(3도움)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대회 골든볼에 골든부트(득점상)까지 휩쓸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남자 선수로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가 브론즈볼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
사진=연합뉴스 이강인의 경쟁 상대는 결승 상대인 우크라이나의 다닐로 시칸(4골)과 세르히 불레차(3골 2도움)를 비롯해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나몬티(4골) 등이 꼽힌다. 그러나 FIFA의 표현대로 '역사적인 결승행'을 일궈 낸 한국의 약진과 대회 기간 내내 보여준 이강인의 맹활약을 고려하면, 우승 옵션이 더해질 경우 골든볼 수상을 점쳐 볼 만하다. 설령 골든볼을 받지 못한다해도, 실버볼이나 브론즈볼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