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가 방송인 김제동씨를 초청했다가 취소해 논란인 가운데 충남 논산시도 2년 전 고액의 강연료를 주고 김씨를 초청해 강연회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씨 강연료는 1620만원으로 이번에 대덕구가 지급하려던 금액(1550만원)과 비슷하다.
12일 논산시에 따르면 시는 2017년 9월 20일 연무읍 육군훈련소 연무관(강당)에서 ‘참여민주주의 실현 2017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행사에는 시민 1500여명이 참석했다. 타운홀 미팅은 황명선 논산시장이 2012년부터 거의 해마다 열고 있다.
이날 행사는 1부 ‘시민과 정책토론’에 이어 2부에 김제동씨가 ‘사람이 사람에게’라는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강연했다. 논산시 관계자는 “김씨는 기획사를 통해 섭외했다”며 “당초 기획사에서 1800만원을 제시했는데 10% 정도 할인해서 1620만원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 상대 설문을 통해 김제동씨 등 몇몇 인사로 압축한 다음 인지도 등을 고려해 김씨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연료는 논산시 예산으로 지출했다고 시는 전했다. 논산시는 그동안 초청한 소설가 등 초청 연사의 강연료는 100만원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논산시 올해 재정자립도는 11.4% 수준이다.
황명선 시장은 “농촌인 논산 같은 곳은 주민들이 수도권 등 대도시보다 공연이나 유명인 강연 등을 접할 기회가 적은 게 사실”이라며 “지자체가 나서 주민에게 문화예술 콘텐트를 접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씨 강연을 들은 한 시민은 “익살스러운 입담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현장 토크였다”라는 글을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리기도 했다. 반면 비판적 의견도 있다. 논산시의회 박승용 부의장은 “당시 타운홀 미팅 행사 전체 예산(4500여만원)의 적정 사용 여부만 점검했을 뿐 김제동씨를 초청하는지는 몰랐다”며“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을 많은 세금을 써서 초청하는 건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