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극 '아스달 연대기'가 방송 5회 만에 가장 낮은 시청률인 5.7% 그래프로 내려왔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 6.7%를 시작으로 4회에 7.7%까지 오르더니 불과 한 주 만에 2% 떨어졌다. 하락률이 상당한 수직 하강이다.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열등감에 가득 차 권력을 탐하는 장동건과 태생이 다르지만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며 일을 해결하는 착한 송중기, 그런 송중기를 바라보는 가련한 여인 김지원과 여느 드라마에서 보이는 악녀 김옥빈까지, 또 이들 주변을 둘러싼 악인과 선인 그리고 웃긴 사람들까지. 이 모든 게 일반 드라마였다면 분명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다. 배우들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회당 30억원, 총 540억원이 들어간 제작비. 이 제작비가 모든 기대치를 올려놓았기에 드라마를 보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500억은 회식비로 썼냐'는 비아냥은 기본이고, 제작비를 공개하라는 말도 나온다. 물론 제작비를 공개할 이유는 전혀 없다. 주요 배우 네 명의 출연료만 더해도 회당 4억원대다. 여느 드라마 제작비와 맞먹는 수준이다. 제작비를 이용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욕먹지 않았을 텐데, 마케팅 포인트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다.
배우·감독·작가의 커리어를 생각해도 물음표가 생긴다.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를 만든 김원석 PD. 그는 '성균관 스캔들'을 시작으로 마니아성과 대중성 모두를 갖춘 드라마 PD로 소문이 자자하다. 최근 10년간 필모그래피가 가장 좋은 감독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김영현·박상연 작가도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까지 한국 드라마사에 획을 그은 작품이 즐비하다. 장동건·송중기·김지원·김옥빈도 영화와 드라마에서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배우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해골을 씌우고 물가에서 춤추게 하고 이상한 톤으로 연기 가이드를 잡아 놓으니 우습게 보이는 게 당연한 일.
기대감을 높이는 게 분명 약점인데 제작진은 매주 똑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매회 주목하게 만들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뚜껑이 열릴 상황뿐이다.
드라마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앞으로 6회 남았고, 몇 개월 이후 다시 6회를 내보낸다. 시즌제 드라마로 기획됐지만 그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