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구글에 끝까지 저항해 살아남고 싶다고 했다.
이해진 GIO는 1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와 한국경영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디지털 G2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외부 행사에 나온 것은 5년 만이다. 이날 대담은 국민대학교 김도현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해진 GIO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 구글에 국내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그는 "구글은 구글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고 네이버는 네이버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다"며 "글로벌 검색엔진 외에 자국 검색엔진이 있어야만 다양성이나 문화적인 것을 지켜갈 수 있다"며 말했다.
이어 "네이버가 이런 '제국주의'에 저항해서 살아남은 회사였으면 좋겠다"며 "후손들이 봤을 때 '네이버가 있어서 우리 마음대로 분석하고 잘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해진 GIO는 국내의 대기업 지정 및 규제에 대해서 작심하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5조원, 10조원 규모 회사가 크다고 규제하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라며 "기업이 크다, 작다는 건 반드시 글로벌 스케일로 놓고 봐야지, 우리나라만 따로 떨어뜨려 놓으면 잘못된 판단"이라고 했다.
이해진 GIO는 "수조 원을 연구개발(R&D)에 쓰려면 규모의 경제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옛날식 프레임으로 큰 회사가 나오면 규제를 하고 잡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는 어떻게 기술이 뒤처지지 않고 이길까 고민만 해도 벅찬데, 사회적 책임을 묻고 탐욕적이고 돈만 아는 회사라고 하는 건 책임이 과한 것 같다"며 "그런 건 정치나 사회에서 해결해주고 기업은 연구개발과 트렌드를 쫓아가고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사회 국가적으로 도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으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해진 GIO는 앞으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20년이 돼서 감도 많이 떨어지고 휴대전화에 글자도 잘 안 보인 지가 꽤 됐다"며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기여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단계"라고 했다.
이해진 GIO는 은둔형 경영자가 아니다고도 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네이버 욕하는 댓글을 많이 보는데 사실 엄청나게 괴롭고 상처를 많이 받는다"며 "내성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은둔형 경영자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