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주52시간 근무인지 모르겠어요."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주52시간제가 우선 시행됐다.
7월 1일부터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지만 1년 간 적용이 유예된 방송·광고 등 21개 업종들도 주52시간제가 적용된다.
모두가 좋아할 소식은 아니었다. 방송계만 해도 반응이 엇갈린다. 특히 조·단역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배우들은 눈앞이 캄캄하다는 반응.
10년 넘게 단역으로 활동해 온 배우 A씨는 "주 52시간이 적용되면서 드라마 제작 기간이 길어졌다. 과거 3개월 내 촬영 기간이 길게는 6개월까지 늘어났다. 물론 밤샘 촬영이 없어졌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러 작품을 못 한다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조·단역들은 한 작품으로만 생계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대부분 일당제다보니 두 작품 이상 번갈아 촬영을 오가는데 심야시간 촬영이 없어지다보니 난감해졌다. 주인공을 비롯한 주연진은 회당 1000만원 이상의 개런티가 측정돼 한 작품이면 수억원의 돈을 가져간다. 물론 그들도 소속사와 수익 배분을 하면 예전같지 않다는게 입장이다. 그래도 조·단역보단 사정이 낫다.
조연 B씨도 "주인공들의 출연료는 1억원이 넘어가 1년에 한 작품을 해도 그만이지만 생계가 걸린 사람들에겐 민감하다. 오히려 주 52시간이 되면서 수입이 줄었다. 그렇다고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도 있는게 아니라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예인들의 부익부 빈익빈 수입 구조는 심화되고 있다. 2016년 기준 배우 상위 10%(1587명) 연평균 수입은 3억6 700만원이었다. 이들이 올린 수입은 전체의 8.8%. 1년 전 상위 10%(1542명)의 연평균 수입(3억6700만원)과 같다. 반면 올해 하위 90%인 1만4283명 연평균 수입은 620만원에 불과했고 월수입으로 따지면 52만원이다. 1년 전보다도 수입이 줄었다. 2015년 하위 90%(1만3881명)의 수입은 연간 700만원이었다. 1년 새 80만원이 더 준 셈이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