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의 길을 걷던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 전성기가 다시 찾아왔다. 추사랑이나 대한·민국·만세 삼둥이가 나올 때만큼은 아니지만 동시간대 방송되는 예능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기의 핵은 지난해 8월 합류한 축구선수 박주호의 자녀 나은·건후다. '건나블리(건후+나은+러블리의 합성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남매는 매주 '슈돌' 최고 시청률 순간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네이버TV 기준 동영상 클립 조회수도 나은·건후 남매가 독보적이다.
특히 첫 출연 당시 11개월이었던 둘째 건후가 성장하면서 인기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어른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옹알이로 열심히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수다쟁이 건후의 모습은 귀여움 그 자체다. 옹알이의 종류도 다양한 데다 때때로 실제 소통 가능한 말과 비슷하게 들릴 때도 있어 이 점이 '슈돌'의 예능 포인트가 됐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전혀 비슷하지 않은 말을 제작진이 임의로 해석해 자막을 달기 시작하면서 시청자의 비판이 제기됐다. '슈돌' 제작진은 건후가 기절한 척 한 황광희를 흔들며 옹알이를 하는 장면에 '왜 그래 삼촌!'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해당 장면에서 건후의 옹알이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음에도 제작진이 상황을 판단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해 자막을 추가한 것.
여러 시청자가 제작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시청자는 '건후의 옹알이는 그대로 귀여운데 제작진 마음대로 해석해서 넣으니 재미가 반감된다'고 전했고 또 다른 시청자는 '제작진이 쓴 자막 중 진짜 비슷하고 그럴듯한 것도 있었지만 나머지는 건후의 생각을 어른의 잣대로 틀에 가두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 밝혔다. '과거 서언·서준이 옹알이 때처럼 그냥 들리는 대로 쓴 자막이 더 매력 있었다'는 의견을 덧붙인 시청자도 있었다.
여기에 내레이션도 꾸준히 도마에 오르고 있다. 도경완 아나운서가 방송에 출연하는 아이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게 육아 예능 MC로서 적절치 않다는 것. 지난 16일 방송에서 도경완과 배우 한채아는 배우 박정철의 딸 다인이의 외모만 보고 남자아이인 줄 알고 코멘터리를 이어가던 중 딸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다. "너무 잘생겨서 그랬다"며 수습했지만 가족 앞이었다면 실례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과거에도 나은이에 대해 "수리 크루즈보다 예쁘다"는 등 아이를 단순히 사랑스럽다고 여기는 것을 넘어 외모를 비교,평가하는 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방송 관계자는 "예전엔 한 번 성공한 똑같은 방식을 반복하는 게 시청자들에게 통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이 누구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자극을 찾으려고 애써야 한다. 육아 예능이 아이들의 매력과 인기도에 의존하는 현상은 어쩔 수 없지만 지금 '슈돌'은 아이들의 매력을 되려 깎아 먹고 있어 편집 방식에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