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로 540억원이 투입된 tvN 토일극 '아스달 연대기'를 둘러싼 여론이 방송을 거듭될수록 악화되고 있다. 송중기(은섬/사야)가 1인 2역을 맡고 장동건(타곤) 또한 이그트(혼혈)라는 사실 등 반전이 공개됐다. 배신·흑화·각성 등 흥미를 자극할 만한 요소를 쏟아내며 반등을 노려봤지만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방송 전부터 제기된 해외 유명 드라마 짜깁기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왕좌의 게임'과 세트장·소품·출연자들의 의상 등 미술적인 부분이 비슷하다고 지적받은 데 이어 미드 '로마'에서는 특정 캐릭터를 가져온 것 같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7회에서 이황의(대대)가 많은 사람이 모인 시장에서 손짓·몸짓을 사용해 박병은(단벽)이 조성하(해미홀)·이도경(아사론)을 추포하고 연금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모습이 '로마' 속 뉴스리더의 행동과 흡사했다. '왕좌의 게임' '로마'의 이야기를 표절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아이디어를 참고하거나 모방했다는 비판이 완전히 근거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진지한 장면은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추포(追捕)' '연금(軟禁)'과 같은 한자어도 쓰고 문장 구조도 지금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욕을 위해 새로운 단어 '삐에제에에뜨'를 창조하고 친절하게 '아고족의 욕. 제기랄'이라는 자막을 덧붙여 설명했다.
또 전설의 말 칸모르가 폭행을 당하는 송중기를 보다가 돌아서는 장면에서는 '약한 사내다'라는 속마음이 자막으로 나와 시청자를 황당하게 했다. 이미 각종 동물에 '약한 사내다'라는 자막을 붙인 사진이나 드라마 장면에 다른 자막을 쓴 사진이 유머 게시글로 퍼지고 있다. 이는 1회 때부터 모든 새로운 설정과 세계관을 출연자·내레이션·자막 등을 통해 설명해온 '아스달 연대기'의 세련되지 않은 연출 방식에 대한 조롱이기도 하다.
시청률도 점차 하락세다. 23일 방송된 8회는 6.5%를 기록했다.(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 7회(5.8%)보다는 0.7% 포인트 상승했지만 일요일 시청률만 놓고 비교하면 7.3%·7.7%·7.2%로 지켜오던 7% 선도 무너졌다.
방송 관계자는 "TV화제성 부문에서 3주 연속 1위를 하는 등 높은 화제성을 유지하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기 때문에 입소문을 통한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