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신차 인증 문제로 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장 판매할 차량이 없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지난 4월부터 판매량이 제로다. 폭스바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아테온 한 모델로 버티고 있다. 두 브랜드의 부침에 수입차 전체 판매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4월과 5월 판매 대수 '0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42대 판매 이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셈이다.
아우디의 판매량 0대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배출가스 조작 사태의 영향으로 2017년 6월에서 10월까지 월 판매량 0대를 기록한 바 있다.
올 4월부터 '0의 행진'이 이어지며 아우디의 2019년 누적 판매는 2559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3729대보다 31.4%(1170대) 줄어든 수치다.
팔 차가 없는 것이 문제다. 차량 인증 문제로 물량 수급이 늦어지는 사이 남은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대부분 차량의 인증이 완료됐지만 독일 본사와 신차 배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물량 확보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당장 이달은 물론 7~8월까지도 이렇다 할 돌파구가 없다는 점이다. 인기 있는 모델인 'A6' 신형의 경우 9월 이후에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 관계자는 "정부 인증 후 차량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신차 출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하반기 신차 출시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아우디의 형제 브랜드인 폭스바겐코리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4월 아우디와 마찬가지로 판매량 '0대'를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달부터 2019년형 '아테온'의 판매가 시작되며, 급한 불은 껐다. 지난달 아테온은 총 673대 판매됐다.
다만 파사트·티구안 등 폭스바겐 다른 차종의 경우 아직 본사에서 물량 배정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아테온 한 모델로 버텨야 한다. 공식 딜러사에서는 오는 9월 도입을 예상하며 중형 SUV '티구안'의 예약을 접수하고 있지만 실제 물량이 들어오는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의 부진으로 지난해 파죽지세로 성장하던 국내 수입차 시장은 올해 전반적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1만954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1~5월) 역시 8만9928대로 전년 동기(11만6798대) 대비 23.0%나 줄었다.
업계는 아우디·폭스바겐의 하반기 판매 회복 여부에 따라 올해 수입차 시장 성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차 시장의 성장은 폭스바겐의 판매 재개 덕이 컸다"며 "올해는 신차도 예년에 비해 부족한 상황으로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 전체적인 수입차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