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가 섭씨 30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 한겨울 의류를 판매하는 '역시즌' 마케팅에 분주하다. 다가오는 겨울 시즌 반응을 미리 알아보고 패션 비수기인 여름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겨울옷을 판매하는 행사를 작년보다 11일 앞당겨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역시즌 행사는 지난겨울에 팔다 남은 재고가 아니라 신상품을 내놓은 것이 특징이다.
신상품을 미리 기획해 제조 원가를 낮췄고, 판매 규모도 4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늘렸다.
역시즌 마케팅 첫 상품은 여성 의류 브랜드 '엣지(A+G)'의 무스탕 코트·밍크 칼라 코트 등으로 지난 22일 첫 방송에서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VW베라왕'은 오는 29일 무스탕과 밍크 패딩점퍼를, '셀렙샵 에디션'은 내달 6일 무스탕과 밍크 등 역시즌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CJ오쇼핑은 지난해 7∼8월에도 밍크와 무스탕 등 역시즌 의류를 판매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보통 TV 홈쇼핑 업계에서 7~8월은 여름휴가로 TV 시청이 줄고, 여름옷의 단가가 낮아 대표적 비수기로 통한다"며 "역시즌 패션 상품 판매는 유통사에 비수기 극복을 위한 좋은 전략이라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 11번가도 역시즌 마케팅을 시작했다. 오는 30일까지 ‘섬머 포 윈터’ 기획전을 열고 인기 겨울 아우터를 최대 75% 할인 판매한다.
행사에는 남성 및 여성복 브랜드 20개, 유·아동 브랜드 12개 등 총 32개 브랜드가 참여해 롱패딩·코트·점퍼 등 한겨울 인기 상품 900여 개를 대거 선보인다.
주요 상품으로 40만원대 닥스키즈 다운점퍼를 11만원대에 판매하고, 39만원대 빈폴키즈 다운점퍼는 21만원대, 캘빈클라인 패딩은 10만원대에 선보인다.
또 에고이스트 겨울 패딩은 9만원대, 이스트쿤스트 트렌치코트와 쉬즈미스 구스다운 점퍼는 각각 5만원대에 내놓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값비싼 겨울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업체 입장에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시장을 선점하고 없던 매출을 늘릴 수 있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해당 마케팅을 기다리는 마니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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