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LG 퓨처스 코치와 키움 이정후. 연합뉴스 제공 이번에 신인 1차 지명을 받은 정해영(광주제일고·KIA)의 아버지는 정회열 KIA 퓨처스팀 전력분석코치, 신지후(북일고·한화)의 아버지는 신경현 전 한화 배터리코치다. 출범 38년째를 맞는 KBO 리그에서 '부자 야구 선수' 출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버지의 활약상을 보고 자란 아들은 대를 이어 프로 무대에 도전한다.
가장 대표적인 부자(父子)는 이종범(LG 퓨처스 코치)-이정후(키움)다. 이종범은 현역 시절 타격왕 1회, 득점왕 5회를 비롯해 한국시리즈 MVP 2회, 골든글러브 6회를 수상하며 야구계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도루왕에만 4차례 오를 만큼 빠른 발을 자랑해 '바람의 아들'로 불렸다. 이정후는 2017년 넥센(현 키움) 1차 지명 입단 전부터 '바람의 손자'로 불리며 큰 관심을 얻었다. 프로 무대에서 실력으로 아버지의 명성이 주는 무게와 부담에서 벗어났다. 2019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코치와 선수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이종범 코치는 "요즘에는 이정후 아버지로 많이 불러 주는데 그게 맞다고 본다. 솔직히 '이종범'보다 '정후 아빠'라는 이야기가 훨씬 더 듣기 좋고 대접받는 것 같다. 정후가 실력으로 이겨 냈고"라며 흐뭇한 표정을 숨기지 않는다.
박철우 두산 코치와 두산 박세혁. IS포토 박철우 코치와 포수 박세혁은 두산 1군에서 함께 생활한다. 박세혁은 올 시즌 양의지(NC)의 FA(프리에이전트) 이적으로 주전을 꿰차 안방을 지키고 있다. 1일 현재 타율 0.278·1홈런·32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박세혁이 군 제대 이후 처음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2016년, 박철우 코치는 "아버지 입장에선 1군에서 세혁이를 자주 보면 좋고, 코치 입장에서도 팀에 큰 활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 있다.
아버지의 명성을 잇기 위해 2군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아들도 많다. KBO 리그 역대 최다승(210승) 기록을 가진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의 아들 송우현은 현재 경찰 야구단에 복무하고 있다. 해태 왕조의 멤버였던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 삼성 외야수 이성곤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63·3홈런·3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KIA 김민호 코치의 아들 한화 투수 김성훈은 올해 1군 12경기(평균자책점 4.41)에 출장했다. 2017년 한화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입단한 그는 아버지가 반대편 더그아웃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KIA전에 6경기 출장했다.
미래의 꿈나무도 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의 아들로 덕수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장재영은 지난해 이미 최고 구속 154㎞를 기록했다. 타자로만 나선 올해에는 고교리그 타율 0.467(15타수 7안타)·4타점·장타율 0.867·출루율 0.556로 무서운 재능을 뽐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