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가 삼복더위가 시작되는 초복(12일)을 앞두고 일찌감치 '복날 마케팅'에 돌입했다.
복날 마케팅은 유통 업계에서 연례 행사처럼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올해는 1인 가구를 겨냥한 간편식, 삼계탕에서 벗어난 이색 보양식 등 색다른 컨셉트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몸보신도 가정간편식이 '대세'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한식 브랜드 '비비고'의 국물 요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1인 가구를 겨냥한 보양식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삼계탕'은 물론이고 '반계탕' '추어탕' '녹두닭죽' '김치낙지죽' 등으로 전선을 넓혔다. 삼계탕 모델에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손흥민을 발탁했다. 비비고 삼계탕을 먹으면 지치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 주는 손흥민처럼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삼계탕'이 약 30만 개 판매되며 인기를 끌자 건강 식재료를 넣어 만든 '올반 흑마늘삼계탕'을 선보였다. 역시 1인 가구 등을 겨냥한 간편식 제품이다.
국내산 닭 한 마리를 한 번 쪄 내 기름기를 제거하고 대표 보양 식재료인 흑마늘·인삼·능이버섯 등을 넣었다. 흑마늘은 발효 과정에서 생마늘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항산화력을 가져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몸보신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하림도 국내 최초로 한식 부문 미쉐린 스타를 받은 유현수 셰프와 함께 특별한 여름 보양 메뉴를 출시했다. 유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두레유에서 두레유 연잎백숙 차림 신메뉴를 출시했다. 때 이른 더위에 기력 보충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닭을 향이 은은한 연잎과 함께 조리한 메뉴다.
맘스터치는 닭 요리 가정간편식(HMR) 패키지인 ‘소중한 구구팩’을 재출시했다. 소중한 구구팩은 국내산 닭을 활용한, 맘스터치 2018년 인기 메뉴 가정간편식 3종인 소중삼계탕(600g)과 파칼칼닭개장·파송송닭곰탕으로 구성됐다. 해당 가정간편식 제품들은 상온 보관 이후 데우기만 하면 조리가 끝나 집에서 보양식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업계에서 보양 간편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여름철 소비자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기 때문이다. 업체마다 선보인 삼계탕 가정간편식의 맛과 품질이 삼계탕 전문 매장에 비해 손색없는 데다 1만원 미만의 합리적 가격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색 보양식도 '봇물'
올해는 집에서 간편하게 보양식을 챙겨 먹을 수 있는 이색 보양식 도시락과 라면의 출시도 잇따른다. 삼양식품은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는 보양식 라면 '삼계탕면'을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닭을 푹 고아 만든 삼계탕의 깊고 진한 육수를 그대로 재현하고, 면에 녹두 분말을 넣어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풍미를 더했다.
여름 대표 보양식 삼계탕을 라면에 접목한 삼계탕면은 다가오는 삼복더위를 맞아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선보이는 제품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계탕면은 봉지면과 용기면으로 출시되며, 여름 한정판 제품으로 오는 8월까지만 생산된다. 편의점 CU는 프리미엄 보양식 도시락을 평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출시했다.
프리미엄 도시락인 '기력 충전 정식'은 소불고기와 훈제오리 등 무더위로 급격하게 떨어진 여름철 기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태미나 음식들로 구성됐다. 이번 프리미엄 보양식 도시락은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30~40대를 위해 품질을 한층 더 강화한 상품이다.
GS25도 3일 '장어덮밥'과 '유어스삼계탕' 등 신제품 2종을 선보였다.장어덮밥은 바다장어 한 마리를 통째로 올렸다. 장어는 당귀와 감초 등 한약재를 사용한 소스에 절이고 구워 '단짠' 맛을 구현했다. 밥 위에 계란 지단과 생강을 부메뉴로 동봉해 식감을 살렸다. 제품은 전용 앱인 '나만의냉장고'를 통해 직접 주문이 가능하다. 오는 18일까지 앱을 통해 주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비타500을 준다. 판매는 4일부터 8월 11일까지 약 한 달간 한정적으로 진행된다.
유어스삼계탕은 1등급 냉장 닭만 사용해 만들었다. 국내산 수삼과 함께 국내 최초로 감초·천궁·당귀·엄나무 등 6가지 한약재를 티백 형태로 구성해 동봉했다.
GS25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에 맞춰 다양한 보양식을 준비했다"며 "더위에 지친 고객들의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급 식재료를 앞세운 호텔
이색·간편 보양식에 맞서 호텔 업계는 전문 셰프가 최상급 식자재로 만든 다양한 메뉴를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호텔서울은 '보양식 메뉴 프로모션'을 통해 대표 레스토랑 4곳에서 좋은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인다. 한식당 무궁화는 '바다의 인삼'이라고 불리는 해삼을 정성스럽게 조리한 '인삼 해삼증'을 대표 메뉴로 판매한다. 이 메뉴는 무궁화에서 제공하는 코스 요리로 즐길 수 있고, 별도 추가 시 5만원이다.중식당 도림은 8월 31일까지 '중국식 냉면'을 선보인다. 중국 요리답게 고명이 화려하고 다채로운 것이 특징으로 상탕 육수를 넣어 만든다. 상탕 육수는 노계·오리·닭발·진화햄·상어 연골을 넣고 흑초·해물간장 등으로 간을 맞춰 6시간 이상 끓여 낸 최고급 건강 육수다.
일식당 모모야마에서는 오는 8월 말까지 성인병 예방과 원기 회복에 효과가 좋은 '장어솥밥'을 내놓는다. 다시마로 솥밥 육수를 만든 뒤 연근과 함께 밥을 짓는다. 짭짤하고 달콤한 일본식 간장 양념인 데리야키 소스가 잘 발린 구운 장어를 생강채와 함께 한입 먹으면 좋다.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는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할 만한 '한방 소꼬리찜'을 준비했다. 갖은 양념과 함께 삶은 소꼬리를 은행·대추·4년근 수삼 등 몸에 좋은 재료들과 함께 곁들여 낸다.텔신라는 약선 전복삼계탕과 웰빙 민어건정·완도 전복장 등 보양식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 선물 세트에는 삼계탕 육수 농축액을 동봉해 누구나 쉽게 조리할 수 있게 했다. 민어는 산란하기 전 살이 차오르고 기름이 풍부해지는 6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인 생선으로, 무더위에 지친 기력 회복은 물론이고 다이어트·노화 방지·피부 미용에도 좋은 음식이다. 주문은 8월 6일까지 가능하며, 배송희망일 3~5일 전에 주문하는 것이 좋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아리아는 여름철 지쳐 가는 입맛을 되찾아 줄 '삼복삼색' 보양식 프로모션을 초복·중복·말복에 맞춰 7일씩 선보인다.
초복에는 여름이 제철인 민어 스시와 사시미가 제공된다. 중복에는 담백한 장어구이와 장어샤브샤브가 테이블에 오르며, 여름의 끝자락을 알리는 말복에는 '중국의 보양식'으로 유명한 전가복이 판매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초복 마케팅이 잘돼야 중복·말복까지 잘된다는 정설이 있다. 대부분의 업계가 매년 초복 마케팅에 공들이는 이유"라며 "올해는 삼계탕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보양식과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간편보양식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